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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Apr 06. 2024

영국은 매너의 나라이다

2024년 4월 6일 토요일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한다. 한 남성이 나에게 ‘After You’라고 하며,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도록 양보를 한다. 건물 로비로 연결되는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남성이 내가 뒤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문을 잡고 기다려준다.


영국은 이런 양보와 배려의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기에 일상생활 속에서 ‘After You’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배려는 거의 절대적이다. ‘Ladies First’라고 말을 하지는 않지만, 생활 속에서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우선적인 양보와 배려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공중질서 또한 훌륭하다. 아침에 기차를 타고 워털루역에 도착하면 다시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 지하철 플랫폼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늘 넘쳐난다. 그러나 막상 지하철 내부로 들어가면 그렇게 혼잡하지 않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줄을 서있던 사람들은 지하철 내부가 적당히 차면 탑승을 멈추고 다음 지하철을 기다린다.


이런 문화가 어떻게 정착되었을까? 주재원 시절 현지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놀라웠던 부분은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매너교육이다. 특히 아이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엄한 표정과 큰 목소리로 훈계한다.


지하철 등의 공공장소에서 이런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아이가 불쌍해 보일 정도로 심하게 혼을 낸다. 아이에게 매너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으로, 영국인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매너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지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일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한 국가에 있어 이런 양보와 배려, 친절과 매너의 문화는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측면에 있어서도 매너를 지키고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은 행복감, 자존감 등 개인의 삶에 있어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끝으로 매너, 친절, 배려, 양보 등의 개념은 언어 자체로 보았을 때 타인이 중심이 된 개념이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결국 내 삶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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