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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Apr 08. 2024

영국은 다자녀 국가이다

2024년 4월 8일 월요일

오늘 지인 분과 통화 중에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게 되었다. 막내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고, 이 학교의 6학년 전체 학생수는 80명 정도이다. 큰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닐 때 같은 학년의 전체 학생수는 150명 정도였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아내에게 확인해 보니 근처의 다른 학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아이가 셋인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다자녀 가족이었지만, 영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둘은 기본이고 아이가 셋 이상인 집들도 많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고 있을까?


나에게 원인을 묻는다면 첫 번째로 경제적 문제를 들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영국의 가정들은 아이들에게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일단, 사교육비가 거의 없다. 초등학생의 경우 수업이 끝나면 열심히 뛰어놀다가 저녁을 먹고 8시 정도에 잠자리에 든다. 이 것이 아이들의 일반적인 일과이다.


교육비 외에도 아이들의 양육과 관련되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아이들 옷에는 세금이 붙지 않아 매우 저렴하다. 외식을 해도 아이들 메뉴는 거의 반값이다. 자녀 수와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지원금도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영국정부는 인구 감소의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보이며, 그런 정책의 효과로 영국 부모들은 아이들 양육에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 현 정부 및 역대 정부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로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았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매달 내야 하는 어마어마한 학원비만 없더라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다. 현 사회시스템 하에서 사교육은 사라질 수 없다고 본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영국의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아이들은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 없이 아이답게 성장해 간다. 반면, 한국의 부모는 등골이 휘고, 아이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간다.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갖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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