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규리 Nov 17. 2024

은퇴  후의  삶 7

아들의 캐나다 영주권 승인소식

그는 서강대 경제학과 대학원 합격도 캐나다 워킹 홀리도 마다하고 2018년  캐나다 칼튼대 통계학부 석사과정을 하러 떠났다.

관심과 호기심도 많고 박학다식했지만  한 가지를 나처럼 집중하지 않으니 탁월함을 갖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으리라.

거기다 수학과 수능이 싫다고 외치던 아이였다.

밀리터리 커뮤니티에 들어가기도 하고 작전수행과 전쟁하는 게임을 즐겨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미드를 통해 영어를 습득하는 것을 보고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잘할 거라 믿었다. 토익이  900점대 중간이었으니 잘한 편이었다. 엄마가 조금만 입시사정을 알았다면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 높은 토익점수로 어디든 두드려봤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4대문 안에 있는 대학을  갈 수 있는 실력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갈 수 있는 학교가 줄더니 종국에는 한성대 영문과 콜을 받아갔다.


 가지에 집중했으면  대학의 레벨을 높였을 실력을 갖고도 거기밖에 못 미친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한성대에서 수석도 하고 졸업 후에  1년간  영문과 조교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2년의 준비 끝에 캐나다  칼튼대에서 불러줘서 갔다.

정말 쉽지 않은 통계학이란 걸 아이를 지켜보며 알았다. 통계학은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란다. 자기가 좋아하는 경제학을 시켰으면 좋았으련만  상식이 하나도 없는 엄마였다. 잘하려니 정말 믿었고 믿기만 하고 돕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하고 속상했다.


2학기를 지나고 낙제 위기에 처하면서 아들이  많이 불안해했다. 지켜보는 내내 힘들었지만 기도와 응원으로 답했다.  결국 3학기를 마치고 학업을 잇지 못했다. 그 후 알곤킨에서  취업을 위한 2년의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데이터 베이스 관련 하며 캐나다 정부에서 유기직으로 일하고 있다. 번역알바와 우버아르바이트까지 3가지 일을 하며  부지런히 애쓰는 울 아들이 대견하지만 안쓰럽다.


우리 부부는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 2019년 5월에 캐나다를 다녀왔다.  사는 곳도 보고 아들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24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보내는 아들을 놓고 2주 후에는 비행기를 타고 와야 했다.

2023년 그렇게 기다리던 영주권 초대장이 왔다. 그리고  초대에 응한 지 1년이 넘게 심층심사에 걸려 승인이 나지 않았다. 아들은 많이 힘들어하고 고민했다. 스트레스로 건선피부염까지 앓았다. 피부과 의사와 상담 후 겨우 피부가 가라앉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나는 매일 기도했고 주일마다 도선사에 올라 석불전에 엎드렸다.

마침내  2024년 10 월  30 일에 영주권 승인이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와 관련한 수많은 걱정과 염려가  사라졌다.

참으로 감사하다.

정말 기뻐서 영어오프라인 모임에서 커피를 한턱 쏘겠다고 말했다.

"Coffee is on me."

주변의 지인들도 많이 많이 축하해 주셨다.

오늘 감사의 마음으로 도선사에서 새해소망등을 달고 왔다.


'영주권 승인에 감사합니다.  나라와 세계의 동량이 된 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들 이제는 승승장구하게 하여 주세요. 또 나누고 베푸는 가운데 삶의 기쁨을 알게 해주세요. '


나보다 아이들의 기도가 먼저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가 어찌 끝이 있으랴!


이제 아들의 삶이  건강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더불어 잘 사는  삶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바쁜 가운데 연탄봉사와 김장봉사에 참여한 작은 아들도 고맙고 대견하다.


이제는 베풀고 나누는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은퇴후의 삶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