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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식이 Nov 27. 2024

나이가 드니 열정이 식었다

나이는 상대적입니다.

5살에겐 10살도 어른이죠.

20살에겐 30살도 어른이고요.

30살은 40살에게 어른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었다' 이런 표현은 최소 몇 살인 사람한테 쓸 수 있을까요?

20살이면 나이가 들은 건가요? 30살? 40살? 50살?

앞서 말했듯 나이는 상대적이라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만약 나를 기준으로 보면 나는 항상 나이가 들었다고 볼 수 있겠죠.

과거 밖에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요.

현재의 내가 가장 나이가 들은 셈이 됩니다.


여러분의 10대, 20대는 어떠셨나요?

저는 30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데요.

어느샌가 많이 변했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좋게 말하면 둥글둥글해진 거고 나쁘게 말하면 열정이 식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것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을 잘 안 하게 됩니다. 

집착이 없어진 거죠. 

성격의 기질 탓도 있겠지만 옛날보다 여유로워졌습니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나의 시간과 노력을 갈아서라도 어떤 목표를 이루려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열정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인생이 풀리는 대로 살려고 합니다.

노력은 70% 정도만.

어차피 인생은 운이니까.


실업기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좋은 회사에 가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소중히 여겨지고 내가 활약할 수 있는 곳이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돈은 투자로 벌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를 안 한지 1년이 넘은 것 같은데요.

누군가를 좋아해서 사귀려고 노력하는 상황이 잘 발생하지 않더라고요.

관심이 있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 자체에 힘을 쏟고 싶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여자 쪽이야 당연히 남자가 먼저 행동하길 기다릴 테니 뭔가 진행이 될 수가 없는 거죠.

아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연애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세상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둥글게,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유영석의 <네모의 꿈>처럼요.

정말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한편으로 걱정도 됩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많은 부분을 포기해 버린 게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어요.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는 근심도 들고요.


노자는 도덕경에서 딱딱한 건 부러진다고 했는데요.

부러지지 않을 정도까지는 딱딱해져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저는 불타는 열정 대신 매일 행동하는 성실함을 무기로 가지고 있어요.

피아노를 배운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한 5일 정도를 뺴고는 매일 1시간씩 연습하고 있고

블로그도 거의 매일 쓰고 있습니다.

브런치도 시작하고 하루 이틀을 빼고는 매일 글을 쓰고 있죠.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같은 자기 개발서에서도 작은 습관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만큼, 저는 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점검해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너무 꾸준히 해와서 휴식이 없는 삶에 익숙해진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계속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오래된 커플임에도 상대방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들.

죽도록 무언가를 이루려 노력하는 사람들.


저도 열정을 되찾으려 노력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대로 충분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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