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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Punch Capital Feb 11. 2023

손절에 대하여

아무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트레이딩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손절에 대해 얘기해 보자.


CWEB은 KWEB 2배 레버리지 ETF다. 1월 30일 $64.60에 매수한 CWEB 2월 7일 $56.00에 손절했다. 먼저 CWEB을 왜 샀는지부터 되돌아보자. 알다시피 2월 1일은 미 연방은행의 기준금리 발표(FOMC)가 있던 날이다. 발표 전까지 DIXoptions flow가 불리쉬 했기 때문에 나도 상승에 베팅했다. 특히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던 KWEB이 1월 26일 AVWAP 위로 돌파했다가 1월 30일 다시 후퇴(pull back)했는데, 나는 이 풀백을 매수 기회라고 생각했다. KWEB이 대세 상승 구간에 들어섰고 박스권에서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2월 1일 FOMC 당일 시장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미국 달러가 급락했고 시장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CWEB도 약 8% 상승한 채 마감했다. KWEB도 AVWAP 저항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하지만 CWEB과 KWEB의 랠리는 일일천하였다. 다음날 둘 다 전날의 수익을 모두 반납했고,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무너져 내렸다.

 CWEB

내 스톱 리밋(stop limit)은 $56.00이었는데, 스톱 리밋을 그곳에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 일봉 차트에서 보듯이 $57.65와 $61.00 사이에 갭(gap)이 존재했다. 주식 차트에서 갭은 채워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주가가 $57.65까지 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흔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딩 봇(bot)의 타깃이 될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57.65 밑 $56.00에 스톱 리밋을 배치했다. 나는 $56.00까지 주가가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톱 리밋을 찾아다니는 트레이딩 봇을 스톱 헌터(stop hunter)라고 부른다. 개인투자자들이 설정하는 스톱 리밋 정보는 증권사를 통해 트레이딩 기관들에게 팔린다. 그리고 기관들이 운영하는 트레이딩 봇은 주식을 저가 매수하기 위해 이런 스톱 리밋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따라서 스톱 리밋을 설정할 때 누구나 생각할만한 위치보다 밑에 설정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면 스톱 헌팅으로부터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나의 $56.00 스톱 리밋도 2월 7일 털렸다. 그 말은 이번 셀오프가 단순한 스톱 헌팅이 아니라는 의미다. 주식의 모멘텀이 역전된 것이다. 역시나 CWEB은 이번주에 $54.45로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난 13%의 손실($255k)을 보고 CWEB을 매도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최선이었을까?


이번 트레이드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미국 달러의 움직임에 대한 나의 오판이다. 트레이딩에서 "첫 번째 움직임을 믿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번 FOMC 때도 미국 달러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음날 바로 반등했다. 그리고 미국 달러와 반비례 관계에 있는 신흥시장의 주가(예: KWEB)는 곤두박질쳤다. 이런 미국 달러의 반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 UUP(미국 달러 ETF)의 AVWAP을 코로나 발생 시점인 2020년 3월 16일을 기준점으로 그리면, 주가가 AVWAP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FOMC 당일 AVWAP 지지선이 잠시 무너졌지만 이건 속임수(fake down)였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속임수가 발생할 경우, 주가는 그 반대 방향으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 달러는 즉시 반등했다.

UUP

미국 달러의 반등이 장기적인 상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자율이 점차 낮아지면서 미국 달러의 약세도 지속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달러가 이미 4개월 동안 하락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을 의심해 볼 시점이었다. 따라서 CWEB 포지션을 열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었어야 했다. 그렇지 못한 건은 나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때문이었다.


마켓은 언제나 옳다. 나의 이번 트레이드는 틀렸고 다음 트레이드를 준비할 뿐이다. 내가 존경하는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의 말을 되새기면서 지난 트레이드를 복기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할 뿐이다. “Every day I assume every position I have is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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