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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Punch Capital Jan 26. 2023

Gold 불 마켓

지난 10년은 금 투자자들에게 가혹한 시간이었다. 2011년 고점을 찍은 뒤 금 가격은 10년이 넘도록 전고점을 경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많은 투자자들이 금 가격이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를 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작년 3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반등하는가 싶다가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Gold


하지만 작년 연말부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11월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최고점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흔히 인플레이션 헤지(hedge)라고 알려진 금 가격이 인플레이션이 수그러드는 시점에 상승하는 건 무슨 의미일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금 가격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정한다. 작년부터 미 연방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유례없는 속도로 기준 금리를 올렸는데, 이로 인해 미국 달러 값이 다른 국제통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작년 금 가격이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하락했지만 절댓값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했던 국가의 통화(예: 튀르키예 리라)를 기준으로 보면 금 값은 작년에도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경기침체를 우려한 미 연방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는 속도는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가 하락하자, 미국 달러 기준 금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작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매 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한 달 기준 673톤을 중앙은행들이 순매수했다고 한다. 중앙은행이 금을 매수하려면 국가통화나 국채를 매도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금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는 의미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를 급격히 올릴 수 없고,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그러면 통화의 가치는 다시 하락하고, 가치 저장소로서 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국가통화를 발행하는 장본인인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팔고 금을 매수한다면 금 가격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영어 속담 중에 “Don’t listen to what people say, watch what they do.”라는 말이 있는데, 언제나 행동이 말보다 의미심장한 법이다. 중앙은행들 스스로 인플레이션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얘기다.


금 투자를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금 광산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금 광산기업의 주가는 금 가격의 움직임보다 더 크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금 광산기업의 매출은 “금 가격 x 채굴량”으로 결정되므로, 영업이익은 “금 가격 x 채굴량 - 채굴비용”이다. 이론적으로는 금 가격이 상승하면 금 광산기업이 채굴량을 늘리기 마련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과잉공급으로 이어져 금 가격이 다시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채굴량을 신속하게 늘릴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만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이 최근 10년간 금 가격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금 광산에 대한 투자도 미미했다. 하나의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몇 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채굴량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동안 금 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 말은 금 광산기업의 영업이익이 한동안 높게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주가는 미래 영업이익의 기대치에 비례하기 때문에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

GDX


대표적인 금 광산기업 ETF인 GDX 차트를 보면 매우 흥미롭다. 위는 GDX의 주봉차트인데 2021년 초부터 가격의 범위(range)가 넓어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런 패턴을 “메가폰”이라고 부르는데, 통계적으로 상방으로 패턴이 해소되는 경향이 크다. 특히 메가폰의 중간 지점을 극복하는 게 중요한데, 중간 지점을 돌파하면 상한선까지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크다. 흥미로운 점은 2020년 3월 코로나 저점을 기준으로 AVWAP을 그릴 경우 메가폰의 중간 지점과 만난다는 점이다. 만일 GDX가 AVWAP 저항을 뚫고 메가폰 중간 지점까지 돌파할 경우, 메가폰 상한선과 만나는 $44을 단기 목표가로 잡을 수 있고, 이는 현재가에서 약 40%의 상승을 의미한다. 더욱이 메가폰은 연속 패턴이기 때문에 현재의 우상향 트렌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GDX 주가는 대세 상승에 진입할 확률이 높다.

GDX


위는 GDX의 월봉차트인데, 최고점은 2011년 8월의 $67이다. 만일 금이 2008년~2011년에 보여줬던 300% 대세 상승을 보여준다면 GDX도 최고점을 경신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 목표가는 현재가의 200%인 $64 이상으로 잡을 수 있다. GDX의 2 배수 ETF인 NUGT로 거래한다면 400% 목표가를 노려볼만하다.


요컨대, 경기침체를 우려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은 반복될 것이고, 인플레이션 헤지로서 금은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이런 매크로 환경을 반영하듯 최근 금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올해 내가 GDX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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