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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훈 Jan 30. 2023

오너십 : "요즘 애들은 주인 의식이 없어"

20대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득 얻는 법

언젠가 'To'와 'For'의 차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때때로 '~을 위해서'라는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그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이와 관련해서 저마다 정리해 놓은 많은 글들이 있지만 'important to me'와 'important for me'에 대한 예문을 통해 value의 차이라고 정리해 준 한 원어민 강사의 영상이 가장 와닿았다. 서론이 길었지만 오늘 이야기할 '태도'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예시가 'To'와 'For'의 차이였다.


요즘 2030 세대에서 일의 효율성, 업무 강도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끄는 주제라는 것이 체감되고 있다. 모두 자신이 가진 역량, 투자하는 노력 대비 나에게 주어지는 베네핏이 적절한 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부터 직장을 결정하거나 일의 수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이견없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스스로에게 충분한 이득이 되는 일인지를 기준으로 두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과하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지는 이득을 판단하는 기준그에 따라 태도를 결정하는 과정이 참 아쉽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가치 판단]

앞서 말했듯이 지금은 투자 대비 이익에 대한 관심도가 역사상 가장 높은 시기이다. 직업에 대한 선택의 폭이 불과 십수 년 전과 비교하더라고 엄청나게 넓어졌고 그에 따른 대우들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회초년생에 속하는 20대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의 주요 논점들은 다음과 같다.


"워라밸은 어때?"

"야근은 많아?"

"초봉 얼만데?"

"야근 수당은 줘?"

"바빠?"

...


보다시피 직업, 장래, 진로와 같은 것들을 결정하는데 업무량 대비 소득이 몹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 대비 이익'에서 이익에 해당되는 요소들을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만 따지기엔 그 외에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밸런스 게임 중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워라밸 극강 월 200만원 vs 매일 야근+주말 출근 월 500만원

재미 삼아하는 밸런스 게임이지만 직장을 고르는 데에 염두해보지 않았던 요소들만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어떠한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습득하게 되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공부 = 학벌', '자격증&대외활동 = 스펙', '일 = 돈'과 같은 매치는 실제로 얻게 되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한없이 모자라다. 회사에서 실무를 쳐낼 때 도움 되는 것은 컴활 1급 자격증보다도 군대에서 분대장을 하며 다뤘던 엑셀 문서들이었다. 이러한 소소한 깨달음이 반복이 되면서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혹은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베네핏보다도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같은 경험으로도 얻어가는 것의 차이는 눈에 띄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에게 더 이상 급여, 복지 등과 같이 소위말해 얼마나 개꿀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일에 대한 태도]

'얻어 갈 것이 있다'라는 판단이 서면 그때부터 그 일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한다. (단,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빠르게 정리하는 것도 분명히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폭넓은 경험을 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던 와중에 그 요령을 터득했고 그것은 바로 'ownership(오너십)'이다.

* 오너십 (ownership)

일이나 단체 따위에 대하여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


오너십은 밀도 높은 베네핏을 얻기 위한 효율 높은 수단이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내 회사다 생각하고 일해라.' 따위의 강요를 하는 것이 아니다.(백종원 선생님조차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나의 이득을 위해 오너십을 수단으로 이용하기가 매우 적합하기 때문에 이를 써먹기 바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러한 지를 개인적인 경험을 빗대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비즈니스의 근간인 '설득'이 가능해진다.


모든 비즈니스의 근본은 설득이다. 자사의 물건 혹은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서 거치는 수많은 과정들 궁극적으로 설득을 위해서다. 오너십은 이토록 중요한 설득을 가능하게 한다. 오너십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팀장과 사수, 혹은 클라이언트를 위한 것이 아닌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사고한다. '지난 미팅에서 팀장님이 강조하셨던 게 뭐였지?'를 고민하던 시간에 지금 이 일이 목적하는 바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을 고민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고 알고리즘의 변화는 결국 긍정적인 성과에 도달할 확률을 높인다. 윗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도전적인 PT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냐'라는 사장님의 질문에 '우리 회사라서요'라는 한 마디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임직원들을 설득시킨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조직은 많지 않다. 이를 통한 보다 나은 성과는 결국 본인의 커리어 상승에 큰 도움을 준다.


독일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당시 인턴이라는 직책이 보통 그렇듯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솔루션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대표님을 비롯한 당시 상사 분들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지향하셨고 그에 따라 잠재적인 바이어를 추리기 위한 카테고리화 작업을 과감히 바꿨다. 이유는 내가 담당한 클라이언트의 물건을 진심으로 팔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그 시도를 설득하기 위한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그 작업은 실 계약까지 이어지는 명확한 성과를 보였고 이와 같은 경험은 자연스럽게 나의 스펙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당시 여행은 커녕 한 달 생활비도 겨우 메꿀 정도로 소중한 월급을 받았던 내가 '돈도 안 주는데 시키는 일만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소중한 해외인턴십 경험이 한 줄 스펙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2. 흐름 잡기 : 포트폴리오 정리에 유용하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로 면접 준비를 들 수 있겠다. 오너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적절한 것이 취업 준비 과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오너로 살아가고 있는데 바로 나의 오너는 나다. 그리고 때때로 나를 팔아야 할 상황을 직면한다. 그럴 때는 내가 유능한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간 해왔던 경험들을 이용해야 한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내가 해왔던 활동들로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혹은 더 나아가 내가 어떤 활동들을 했는 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가 오너십을 가지고 행했던 활동들은 기억에서 잘 사라지지도 않을뿐더러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과 같은 곳들에 활용하기가 좋다. 흔히들 겪는 자소설을 위한 창작의 고통을 생략할 수 있다. 오너십을 가지고 했던 활동들은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당시에 그렇게 했던 이유가 명확하다. 그 이유들은 나라는 존재를 어필하기에 훌륭한 소재들이다. 압박 면접의 요인 중 난이도가 높게 느껴지는 '왜?'의 행렬들을 맞받아칠 준비가 되어있다. 비단 면접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등을 작성할 때도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스펙이 되기에 충분하다. 군 전역 후부터 지금까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오너십과 함께 해왔던 활동들은 새로운 조직에 문을 두드릴 때마다 나를 어필하기 가장 좋은 소재들이었다. 덕분에 대외활동, 경쟁 PT, 인턴십, 취업 등 내가 원하는 조직에 들어가고자 할 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자랑거리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3. 선순환에서 비롯되는 베네핏 확장이 가능하다.


효율을 중요시하는 나는 선순환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오너십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사회에서의 20대는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은 연령대이다. 그럼에도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는 고객, 상사 등 인정받아야 할 많은 이들이게 신뢰를 준다. 신뢰는 나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그 기회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그렇게 기회를 얻었을 때 또 다시 처음과 같이 신뢰를 형성한다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커리어 성장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같은 기간을 일했을 때에도 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업무 중 기회 창출에 많은 시간과 노력(때로는 '정치'라고 부르는 행위까지 수반하면서까지)을 투자한다.



이 글에서 주장하는 바가 취향 차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 동의하는 바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유독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잘하는 티 내지 마라. 잘하면 더 시킨다.'였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 한평생 노력하면서 살아왔지만 잘하지 말라니. 적절한 업무 강도와 적당한 페이를 받으면서 일 외적인 부분에서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이 많은 것은 진즉에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적절함이 회사에서 일을 최대한 안 하는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이 들지 않는다. 또한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 체육 시간에 운동 잘하는 친구,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생각만큼 우울한 일이 아니다. 혹여나 일에 대해 막대한 양의 노력과 신경을 투자하고 싶지 않지만 회사 내에서의 나의 모습이 고민이라면 그때야말로 오너십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고민해도 풀리지 않던 것들을 보다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앞서 말한 '적당히' 일하는 데에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소로 주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현재 우리나라의 20, 30대에게 특히나 어렵게 다가올 수 있을 듯하다. 자기 주도적 학습조차 주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키는 대로 하는 교육과정을 거쳐왔다. 요즘 세상은 잘 알다시피 내 이득을 잘 챙겨야 하고 때문에 남들이 대신해주지 않는 주도적인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실천해 보길 바란다.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것.


위 글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운 현생 1회 차 한 20대 청년이 기록하는 일, 사람,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이 또 다른 이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춘기록 #청춘을글이다 #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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