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아주 많이 다닌 건 아니지만, 한옥 스테이는 경주에서 한 번, 그리고 지금 목포에서 한 번, 두 번째이다. 순천에서 숙소가 별로여서인지, 아기자기한 소품과 이불에 놓인 자수 등 곳곳에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서인지, 우리 펭귄 가족 마음에 들었다. 특히 딸 펭귄은 이제껏 머문 숙소 중에서 제일 맘에 든다며, 나중에 크면 꼭 한옥에서 살겠다고 얘기하는 것 보니 웃음이 났다.
나는 한옥은 아니지만 20대 초반까지 주택에 살았다. 그렇다고 전원주택이나 아주 예쁜 주택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멘트와 슬레이트로 된 집, 처음은 연탄이었다가 보일러로 교체한, 처음엔 재래식 화장실에서 수세식 화장실로 교체한 그런 집이다. 마당이 있으나, 시멘트 바닥으로 되어 있는 그런 집이다.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 집을 회색으로 기억한다. 그 시멘트 집에도 평상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평상이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보는 평상을 바라보며 반가움과 어린 시절 그 위에서 수박을 먹고, 삼겹살을 먹었던 기억이 났다. 아이 펭귄들은 태어나서 평상을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해하며 좋아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별을 볼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아쉽게도 별은 보지 못했지만 누워서 하늘을 보는 재미를 느꼈다.
'백년 한옥', 정말 백 년이 됐을까? 주인장에게 물어볼 걸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목포를 찾게 된다면 다시 머물자며 이야기한 이곳. 우리에게 정말 여행의 쉼, 편안한 안식을 준 곳으로 기억 남을 곳으로 추억 앨범에 꽂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