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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Jul 03. 2024

"바다 보다, 너 보다."... 우리(국내8)

목포 3

 

 이번 여행에서 목포는 여정에 넣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부산 출신이라 바다가 다 비슷하겠거니 생각했고, 목포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막상 간 목포는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달랐다. 시대로 말하자면 8, 90년대의 모습으로 낙후된 도시 속에서 일부 현대화된 핫플레이스를 보여줬다.

 그리고 나의 마음 한구석을 찌른 목포 근현대사는, 역사에 무지한 나를 반성하게 했다. 경상도에서 자라 역사 시간 근현대사는 영 교육 과정이었다.-배제된-그래서 나는 사회나 정치에서 왜 지역 간의 갈등을 조장하며, 전라도에 대한 인식이 다른 타 지역과 왜 다른지 잘 몰랐다. 나에게 투표권이 주어지고, 성인이 되었을 때도 그 무지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느 선생님이

 '무지한 것도 죄다.'

 라는 말 한마디를 던지셨고 나는 그 말을 받고 내 의식을 깨우기 시작했다. 남편 펭귄은 전라도 사람이다. 그래서 나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많고 근현대사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신혼 초 남편에게 받은 책인 강풀의 26년을 시작으로 나는 근현대사에 조금씩 관심을 두고 영화든 책이든 간접적으로 접했다. 그리고 그 시대 문학 작품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근현대사 박물관에서 간접 경험한 세상은 내 맘을 콕콕 찌르며 눈물이 맺히게 했다. 내가 저 시대 저 여학생이었다면, 저들의 삶에 '의'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어떤가, 나는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해야 하는지,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제껏 많은 곳을 다니며, 역사 관련 박물관도 다녔지만 유독 이곳에서 내가 이런 생각과 반응을 보이는지 나도 내가 당황스러웠다.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내 삶에서 쌓인 경험치 덕분에 그 공간에서 내가 공감하고 마음 한 걸음 다가가 바라보지 않았을까 싶다.


 "바다 보다, 너 보다."라는 문구를 만났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걸까. 어떠한 말들이 생략된 것일까. 목포란 곳은 어떤 곳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문구에 "우리"라는 말을 넣어주고 싶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요지였던 곳, 그리고 지금은 소외된 멈춰진 도시같이 느껴진 그곳에 "우리"라는 말을 넣어 함께하고 싶었다.

 하나의 행위이긴 하나 아이 펭귄들이 진지하게 태극기를 흔들며 사진을 찍고, 목포 거리에 걸려 있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우리도 함께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다시 목포에 갔을 때, 무지한 내가 조금은 덜 무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 그곳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관점에서 그곳을 바라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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