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좌절하면 동시에 힘이 난다
너의 특이점을 축복한다
크게 좌절하면 동시에 힘이 난다.
완벽하게 망했구나 싶을 때 오히려 통쾌하다.
모든 것 끝났다고 느낄 때 되려
짜릿한 카타르시스 있다.
악취미는 아니다.
문이 하나 닫히자
또 새로운 문 열리는 것 보이는 것이다.
생이라는 커다란 단위 일단락 지어지고
다음 생 새로 시작되는 것 느끼기 때문이다.
한 생은 끝났으나 또 한 생이 기다리는 것
곧 특이점 포착하는 것이다.
때로 그 찰나의 접촉점 보인다.
끝나는 지점이 바로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두 세계의 만남
혹은 특이점은
전율의 지점이다.
만약 밤 열두 시를
하루와 하루 사이의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그 순간은 관측자의 상황에 따라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아니,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관측자도 존재 이전으로 사라진다.
새로운 세계 펼쳐졌을 때 비로소
시간 탄생하는 것
그런 장면이 있다.
우주 파멸하고 특이점으로 침잠한 장면
그리고 새로운 우주 탄생 예고하는 장면
둘은 같다.
특이점 자체가 새로운 세계의 탄생, 혹은
둘 사이의 만남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좌절하건 망하건
기분이 아니라 진실이다.
진리다.
모든 게 끝났다고 느끼는 건
대개 기분이다.
사실은 제로 그라운드에 서는 것
전쟁*은 비극이지만
새로운 질서이자 패러다임의 전환
즉 특이점이다.
완전하게 정리하고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멋지다.
우주는 전쟁터.
별과 은하는 죽고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블랙홀은 주위 모든 것 흡입한다.
‘너’와 ‘나’도 같다.
우리는 하나의 별
혹은 행성
지구에서는 누구나 이방인이다.
태어났으니 한 번 살아보는 것뿐이다.
또한 생의 근원은 부모 이전이다.
원망하려면 별에게나 해야 한다.
별의 탄생과 몰락
아니, 우주의 빅뱅 저주해야 한다.
우주가 느닷없이 생겨나
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는 바람에
별이 138억 년 동안
죽고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우리 이렇게 육신 가지게 되었다.
더불어 한계 없는 정신도 깨닫게 되었다.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 한 점으로 있을 때도
오로지 가능성만이 존재하는
부피 0의 가마솥 안에도
자신을 지켜본
무의 에너지 있었으리라.
우리는 모두 뜨거운 피붙이다.
그렇게 우주먼지로 떠돌다 지구에 났으니
어디 하나 마음 붙일 곳 없다.
오로지 고향 우주에 기대야 할 뿐
역사 잊은 인류에게 미지란 없는 법
지금 당장 대기권 뚫고 날아오르지 못할지라도
제 손으로 날개 꺾어서는 안 된다.
준비해 두어야 한다.
언젠가 날아오를 그날을 위해.
‘너’의 특이점을 축복한다.
넘어진 그곳이 바로 특이점이다. 정신이 먼지처럼 흩어지거나 땅속으로 꺼져버린 그 지점이 절대영도의 그것이다.
생에는 특이점이 있다. 엔트로피 0이 되는 순간 있다. 시간도 공간도 없는 생장점이다. 바로 그곳에서 그대 날개 발견할 수 있다. 그대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숨기지 말라.
*전쟁 : 혹은 코비드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