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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그날 밤
by
조이
Dec 11. 2024
어둠이 다시 내려앉을 줄은 몰랐다
어둠은 영영 사라진 줄만 알았다
그날 밤.
우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을 마주했다
군화 소리가 울릴 수 없는 곳에서
군홧발 소리
를 들었고
몸을 부대끼고 소리를 지르던 수십 년 전 그날이 재현되었다
그 밤에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토록 쌓아 올린 자유의 벽은 이다지도 연약했던가
우리는 절망하고 분노했다
하지만, 보라
무엇보다 끔찍한 것이 사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이 사람이기도 한 것을.
어둠이 짙어짐으로 빛이 나타났다
한 사람 두 사람에게서 시작된 불씨는
어느새 이곳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밝기와 강렬함을 갖추었다
등을 내주고
손을 내주고
온기를 내준 사람들
그들은 자기의 일부를 기꺼이 태워
불씨를 건네주었고
그 불씨는 우리를 다시 타오르게 한다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 의해
밝아지고 타오르며
아주 오랫동안
어둠을 물리쳐왔다는 것을.
< 출처 : adobe sto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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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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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자랐고 지금은 서울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칩니다. 사람과 마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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