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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아 May 29. 2024

현혹되지 말기.

그 모든 것들이 다 하나같이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었지만 하나씩 버려둔 마음을 맘대로 할 수 있는 곳을 시작점으로 택했다.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하고 쉽게 빨려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 과정은 온통 복잡하고 뾰족한 것투성이인 통로였다.

그러나 절대 끝을 만날 수는 없을 거라고 여겨질 만큼 벗어나기 힘든 곳이었지만 분명 끝은 존재했다. 나는 그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잠시 모든 걸 제쳐두고 떠나는 것처럼 홀가분하게 달려갈 때도 있었고, 혹여나 그 끝을 넘어간 날에는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리고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어떤 것도 필요치 않은 공기를 마시곤 했다.

그 상쾌한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맘껏 들이쉬고 느끼면 좋으련만, 항상 얼마 가지 않아 움츠러들고서 제 발로 다시 지옥 같은 곳을 향해 들어갔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괴로워도, 그 괴로운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듯했다.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 건 아주 쉬웠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았고, 어떤 것도 요구되지 않았다.

이전 18화 가까운 거리, 냉정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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