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는 나의 자부심이었다.
푸들(Poodle/독일어로 '물에 뛰어들어 첨벙첨벙 수영하다'라는 뜻의 동사인 pudeln에서 비롯된 '푸들 Pudel)은 원래 독일의 사냥견에서 유래한 대형견이었으나, 이후 프랑스에서 점차 작게 개량되며 작은 사이즈의 푸들이 널리 퍼졌다.
영민한 성격, 사랑스러운 외모 덕분에 독일과 프랑스가 서로 국견이라 주장할 정도로 매력적인 품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푸들은 반려인구 1,500만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견종 중 하나다.
크기에 따라 토이, 미니어처, 스탠더드로 나뉜다.
세계에서 지능이 두 번째로 높은 견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훈련에 잘 반응하고, 활발하면서도 사교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털 빠짐이 거의 없어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 ‘안티 알레르기견’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푸들과 다양한 견종과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하이브리드견들이 등장하고 있다.
말티푸(몰티즈+푸들), 푸숑/비숑푸(비숑+푸들), 골든두들(골든레트리버+푸들), 푸피츠(푸들+스피츠), 카바푸(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푸들), 코카푸(코카스패니엘+푸들)등이 그 예다.
이들은 푸들의 장점에, 다른 견종들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도로 개량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순종이 인기를 끌며, 오로지 순종만을 고집하여 믹스견을 외면하던 시대가 있었다.
최근 믹스견이 ‘하이브리드견’이라는 이름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 단어가 주는 이질감과 인위적인 개입은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다뤄지며 시대가 바뀌어도 근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반려동물이 '상품화'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푸들은 이러한 다양한 매력과 장점으로 오랜 세월 많은 사랑을 받으며 개량되어 왔고, 이러한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능. 성격. 외모 등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견종이자 실내견으로 관리가 수월하며,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눈치가 빠르며, 충성심이 깊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3대 천사견'에 손꼽히며, 많은 예술가와 작가들이 함께한 반려견이기도 하다.
(푸들의 조상 격인 개들이 15세기의 독일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에 등장하며, 17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램브란트의 작품등에도 등장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외모나 지능 때문이 아닌, ‘함께 교감하는 공감 능력’이라는 특별함 때문일 것이다.
2017년 10월 7일 모카와 오즈
모카는 이러한 푸들의 장점을 오롯이 간직한 아이였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릴 적부터 밝은 성격에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예의 바르던 아이.
힘들고 지친 날이면 그저 눈을 맞추고, 안고만 있어도 휴식이자 힐링이 되어 주었다.
내가 눈물을 흘릴 땐 말없이 내 곁에 앉아 눈물을 닦아주며, 내 슬픔을 마음으로 안아주는 아이였다.
외모도 참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길고 늘씬한 몸매에 당당하고 우아한 걸음걸이, 마치 푸들계의 모델처럼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함께 산책을 하거나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관심과 칭찬 일색이었다.
"정말 예쁜 강아지네요"
"어머! 걷는 게 마치 모델 같아요"
이러한 칭찬이 당연하다는 듯 더욱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던 모카.
드레스샵에서 함께 지내던 시절에는
사랑스러운 외모와 타고난 사교성으로 처음 보는 낯선 손님에게도 늘 친절한 접대견이었다.
어떠한 말썽이나 사고도 없이 내 곁에 조용히 앉아 묵묵히 바라볼 정도로 의젓하기까지 했다.
작업 도중에는 한 번도 사고를 친 적 없이, 내 옆자리에 조용히 머물던 그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2016년 드레스샵 제작실에서
둘째 푸들 오레오, 셋째 고양이 오즈와 넷째 고양이 라테를 가족으로 맞았을 때 모두,
모카는 어떠한 편견이나 거부감 없이 바로 동생들을 품었다.
마치 내 선택을 전적으로 믿고, 지지하며, 함께 응원해 주는 듯 모두를 따뜻하게 대했다.
몸이 조금 불편하고 약했지만, 마음만은 단단하고 똑 부러질 만큼 강인했던 아이.
자신의 아픔이나 불편함을 표현한 적도 없다.
가끔은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포용력도 넓은 모습들은 내가 배워야 할 삶의 태도처럼 느껴지곤 했다.
모카, 오레오, 오즈, 라테
사람들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산다고 하면 같은 질문을 한다.
'싸우지 않고 서로 잘 지내나요?"
우리 가족은 합사의 어려운 과정이나 단 한 번의 다툼도 없었다.
맏이인 모카의 종을 초월한 사랑은 언제나 나의 모든 걱정을 무색하게 했고, 동생들도 모카를 그대로 닮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