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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과 이별을 준비하거나 떠나보낸 분들께 *

4부 마무리: The light of heaven / 창작시

by 최은아 Choi ena




아마도 제 글을 찾으신 이유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가슴 아픈 이별을 겪으셨기 때문일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동물’ 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가족이자 삶의 이유였지요.

저 또한 소중한 아이인 모카를 떠나보내며, 한동안 세상이 무너져 내린 듯한 슬픔 속에 있었습니다.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들, 사진 속 모습, 손끝에 여전히 남아 있는 따스한 감촉들이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이 타오르는 듯한 아픔으로 다가오곤 했습니다.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은 두려움과 무력감과 같은 고통들을 동반합니다.

떠나보낸 후의 시간은 죄책감을 비롯 후회와 공허함으로 가득 차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시간 속에도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랑이 바로 우리가 살아갈 힘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많이 힘드신가요?

힘들 때는 울어도 괜찮고, 아파해도 괜찮습니다.

그 모든 감정은 크고 깊은 사랑의 증거일 것입니다.

언젠가 시간이 조금씩 흐른 뒤, 그 눈물과 후회조차도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할 날이 올 거예요.

모카를 보내고 137일이 지났음에도

길을 걷다 마주치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분들을 보면 여전히 부럽고

모카와 비슷한 갈색 푸들을 마주치기만 해도 반가움에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보거나

저도 모르게 그 뒤를 따라가 보기도 해요.


가끔은 그리움에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지만,

저는 아직도 우리 모카가 제 곁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기에 이제는 슬프지만은 않아요.

모카가 제게 그랬듯, 당신의 아이도 어딘가에서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며

“괜찮아, 잘하고 있어요. 고마워요. 함께해서 행복했어요” 하고 속삭여 주고 있을 겁니다.


제 글이 당신의 마음에 작은 숨결이 되어 닿기를 바랍니다.

이별은 결코 끝이 아니라 생각해요.

우리의 반려동물들은 아픔 없는 곳에서 모두 행복하게 잘 지내다

다시 만나 함께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곁에서 끝까지 함께해 준 당신과 당신의 반려동물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The light of heaven / 최은아



나의 세상에

어둠만이 가득했을 때

너는 내게로 왔다.



작지만 순수하게 빛나는

너의 눈망울은

나에겐

천국의 빛이었다.



너의 빛 덕분에

나는

나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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