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척은 못 하겠다
나도 항상 천사 일수는 없다
'너 잘되길 바란다'는 말, 립서비스로라도 못 하겠다
솔직히 너도 좀 힘들어 봤으면 해
너와 나 함께 한 시간 '행복했어' 하고 축복 못하겠다
상처가 너무 커서 추억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겠어
그저 지울 수 있다면 모조리 'Shift Delete' 하고 싶다
영원히 복구 안 하게
함께 공부했던 도서관,
자주 가던 학교 앞 단골 식당에서도
가끔씩 가던 백화점, 같이 타고 다니던 지하철에서도
우연히라도 절대 만날 일 없으면 해, 그게 서로 편하지 않겠어?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어색한 표정 지으며 마음에도 없는
안부인사나 형식적인 인사치레는 하지 않았으면 해
'네가 기억하는 나'는 아니라는 걸 절대 잊지 마,
물론 나도 '내가 알던 너'가 아닐 거라고 여길게
지금까지는 너만 늘 아무렇지 않았지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전혀 아무렇지 않더라
그동안 나의 마음 근육도 많이 단단해졌거든, 네 덕분에
그래서 그 점은 감사해
그런데, 참 웃기지 않니?
한때는 너 없이는 못 살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잘 살아지더라
그래도, 드라마 주인공처럼
쿨 한 척은 솔직히 못 하겠다
결국 우리 드라마에 나도 너도,
둘 다 주인공은 아니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