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우리를 지금 모습대로 받아들이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 사람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치유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단지,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모습대로 받아들여진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대로 있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면, 우리 자신의 모습대로 있는 것은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중략)
"나는 늘 자네를 아주 잘 적응한 사람으로 생각했네-하나님이 삶에 부여하신 한계 안에서 충만한 사람으로 말일세."
"저는 하나님이 부여하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이건 사고였다고, 어떤 사람들은 그저 이렇게 태어나기도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만약 하나님이 부여하셨다면, 바꾸는 것은 잘못이 아닐까요?"
목사님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엘리자베스 문 [어둠의 속도]
자폐인인 신자가 목사에게 던지는 질문은 꽤나 묵직하다.
신의 이름으로 같은 사회 안에서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들은 차별 받았다. 치유의 대상이었다.
종교의 깃발 아래 '이교도'들을 학살했다. 이교도들은 개종 되거나 정복 당했다.
신의 얼굴은 자애로운 구원자인가 분노한 심판자인가. 특히나 사회적 약자들에게 보이는 얼굴은 어떤 표정인가.
신과 종교는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