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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 human story2
17화
물건은 버리고 취미를 사다.
by
진솔
Jun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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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부터 집안의 물건을 시간 나는 대로 정리해왔다.
언제 어떻게 써 먹을지 모른다며 몇십년씩 캐캐 묵은 살림살이가 쓰레기 같이 쌓여 있는 꼴이 복잡한 내 마음같았다.
그래 내맘같지 않은 세상속을 살면서 무엇하러 물건이나 사람이나 정리 못하나 싶어 홧김에 시작한 일들이었다.
묵은 세월 만치나 한번에 어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단 물건이든 사람이든 가장 크고 골치아픈 무게를 덜어 비우는 일이 눈이라도 가볍게 하리란 생각이 먼저들었다.
옷방을 가득 채운 커다란 옷장과 먹지도 않는 양주가 가득한 전면이 라운드 처리된 무겁기만 했던 유리양주장
시커먼 이태리 가구로 알고 있었던 서랍장은 바닥에
버젖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다른 얼굴을 마지막에 들춰내며
실려나갔다.
한트럭 실어 비우니 집안 사이사이 바람이 드나들었다.
예전 비워진 공간엔 무엇을 못채워 안달하더니 마음 비운곳에도 사람을 채워넣다 탈이나 쳇기가 돈 모양이다.
배도 적당히 비워져야 몸도 머리도 맑아지는 법인데 채우느라 눈 벌건채로 살았으리라.
내게 돌아온 상심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시간은 내게 다신 없을 시간이었다.
벼락맞은 상심의 끝에서 새롭게 피어난 나의 생각의 사선들을 바로 세우던 4년의 비움이
만들어 낸 오늘이다.
사람. 물건. 관계. 정리. 끝에 손엔 책을 들고
눈엔 붓을 메고 마음엔 팬을 잡았다.
그리하여 돌아 앉은 나의 집념과 열정이
나를 바꾸어 놓았으니 내 어찌 이 미치고 좋은 환장을 놓겠나 싶다.
그것들은 다행히도 다치지 않게 외로움과 이별하게 했으며 고독 속에 잘 안착 했다.
최근 4년 동안 구매한 물건들은 집안의 인테리어와 리모델링한 큰금액 그리고 최소한의 물건
꼭 필요 금액을 빼고는 사사롭고 잡다한 옷이며 신발 화장품같은 품목은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았다.
다만 나의 취미 소비가 큰비용을 차지하긴 했지만
말이다.
눈에 보여 쌓여지는 소비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의 차이는 뭘까?
쌓인 물건은 찾아쓰는 불편함이라면 보이지않는 취미라는 물건은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내 몸과 마음에 장착 된것이리라.
비워진 옷방은 한 눈에 계절별로 보이게 정리가 되어가고
주방은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최소한의 그릇들 만을 새로이 구비해 놓으니
비워지고 다시 찾은 공간에 꽃병이 들어 앉는다.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드나들며 계절의 향기를 실어나른다.
긴 시간이 흘렀다.
고통의 순간은 길게 느껴졌으나 세월의 달력
이 네번이나 넘겨진 훌쩍 건넌 기억들 이리라.
무심 한듯 넘겨버려도 될것들을 붙잡던 무상한 고통들이었다.
이제는 환장할 나의 삶을 바라볼 때다.
손은 책을 펴고 눈은 붓을 잡고 흔들고 마음엔 팬을 휘두르며 멋진 나를 한점 그려볼일에 환장 할 일만 남았다.
그리 바람 드나들게 하며 놀다 갈 세상이다.
비워내야 바람은 드닌다.
keyword
물건
취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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