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난 이유

우울증엔 약도 없다

by K 엔젤



한국에서는 미용을 배우겠다고 그야말로 노예처럼 일을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2시까지 쉬는 시간도 없이 일을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근로계약서도 안쓰고 일하면 불법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2년 동안 모든 언어적 학대로 나를 심하게 조종했다. 열심히 일을 해야지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나에게 협박을 하면서 직원들을 학대했다. 나르시스트의 끝판왕이었던 그 원장은 나의 행동을 끝없이 의심하고, 나의 재능을 질투했다. 일하는 내내 나를 무능하다고 비난하면서 내 능력을 전혀 믿지 못하게 만들었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가 원하는 대로 나는 사소한 실수에도 자신감을 잃고 심하게 자책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근로 계약서도 안쓰고 일하는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고 부당대우를 받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일을 그만둔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 원장은 가스라이팅하며 모욕적인 말을 던졌다. 부모님에게 협박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는 1대 1 면담이라며 카페로 데려가서 이런 말을 했다:

"나니까 너를 키워주는 거야."
"너는 다른 데서 대우받으면서 일하겠니? 어디 가서 그렇게 대우받겠어?"
"지금 퇴사하면 너만 x 신이야."

퇴사 후, 나는 내가 당한 것이 가스라이팅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가관이었던 것은 그 회사가 정부가 명시한 최저 시급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도 지각하면 월급에서 지각비를 삭감했다. 지각을 하니까 회사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직원들을 탓하며 비난했다. 한번은 컵을 실수로 깨뜨린 적이 있는데 5천원을 월급에서 공제해서 준 적이 있다.

퇴사 후, 나는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내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때면 불안해지는 주시 불안 장애까지 생겼고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고 미워할 것 같아 대인 기피증이 생겼다. 인간에 대한 혐오감도 커져서 사람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사회생활에도 큰 지장이 생겼다.


물론, 나와 함께 일한 사람들도 그 사장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군기가 세고 쉽게 나서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원장이 부리는 횡포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기술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그곳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회사가 그동안 노동 규칙을 위반해온 사실에도 불구하고, 설립 이후 그렇게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나는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원장이 특히 나의 어눌함을 약점으로 삼아 이용했던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옳은 말을 하는 것이 무례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그 불합리함을 견디며 2년이 지나서야 나는 노동청에 근로 계약법 위반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장이 근로 기준법을 어겼다는 증거가 부족해 내 신고는 결국 무용지물이 되었다. 결국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폐업했고, 그 사장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지옥 같은 곳을 퇴사한 후, 지난 3년 동안 나는 모든 희망을 잃고 우울함 속에 지냈다. 그곳에서의 2년 동안의 경험은 나를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재앙이자 악몽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특히 급여를 제대로 받는 것이 근로자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2년을 일했던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고, 깊은 상실감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혼자 집에 있으면 문득 내가 사회에서 쓸모없게 느껴지고, 앞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예전에는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지만, 그런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하는 일마다 쉽게 좌절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고민 끝에 동네 정신과를 찾아갔다. "사회적 공포증으로 인한 심각한 트라우마"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 검사를 마친 후, 의사 선생님과 한 시간 동안 상담을 하면서, 나는 결국 만성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물론 다른 직장에서 일을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위계질서가 뚜렷한 한국의 회사 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어떤 나라가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내 삶을 다시 시작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내가 지금까지 살았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또한, 내 나라에서 사는 것보다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느꼈다. 비록 언어와 문화 차이가 있더라도, 그 속에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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