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다시 미생. 배운게 도둑질.
돈도 안되고 몸도 축나는 프리랜서 생활을 접어야 겠다고 생각한건 비단 알아주지 않는 어머님과 남편의 반응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다닐땐 생각이 막히면 함께 논의할 누군가가 있었는데 혼자 일하다 보니 질문도 스스로 던지고 답도 혼자 하다가 새벽까지 일하기 일쑤였어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가격도 사실 높게 받기 힘든 구조였구요. 하지만 일하다보면 더더더를 요구하기에 나이스하게 거절하기보단 다음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일단 왠만하면 서비스로 다 해주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었죠.
그렇다고 사업자를 내자니 애는 너무 어리고 남편은 또 매일 새벽에 퇴근하던 신혼때를 생각하면 그보다 더 일하게 될게 분명한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어요 .
가뜩이나 자신감 떨어진 저에게 그의 현실적인 말들은 대안없이 화이팅을 해주는 사람들의 말보다 더 크게 들리고 발목에 족쇄가 쳐진 기분이었죠.
그렇다고 제가 이것저것 시도해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에이전시업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향수 공방을 차려볼까하고 수업듣고 시험에 응시도 해봤고, 지인이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프리랜서로 하루 반나절 일하는 조건으로 초반 세팅을 같이 하기도 했어요.
향수공방은 생각보다 화학 용어를 너무 많이 외워야해서 문과출신인 저는 좀 한계를 느꼈고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저도 투자하고 완전히 올인하지 않는한 함께하기는 어렵겠다고 느꼈어요. 초반엔 반나절 함께 일하기로 했는데 하다보면 밤 11시에도 슬랙을 확인하고 생각하고 있는 저를 매일 발견했거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엔 정말 쉬운게 단 하나도 없구나...라는 걸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근데, 그렇다고 가정주부로만 살기엔 현실적으로는 매달 나가는 대출금으로 얼마 남지 않는 남편의 월급과 그의 어두워진 가장의 짐을 짊어진 표정이 느껴졌고
저 스스로를 위해서는 전업맘들과의 수다도 한계가 있고 그 시간이 좀 아깝다고 느껴졌어요. 좀 더 저를 위한 성장의 시간으로 쓰고 싶은데 강제성이 없었죠.
그렇다고 운동과 자기계발을 하기 위한 시간으로 쓰기엔 강제성있게 원비를 등록하고 옷 등의 장비룰 사야하는데 이 또한 좀 아깝더라고요.
결국, 나를 강제적으로 성장시키는 곳이자 보상을 주는 곳으로 돌아가자. 늘 사람이 부족한 에이전시 업으로 돌아가자..라는 결론이 났어요.
물론 무서웠어요.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내가 이 아이를 두고 다시 옛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 걸까?!
라고 하고 친정엄마와 남편 동네 엄마들에게 크게크게 소리치고 에이전시 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출근 첫날,
아침에 부서장과 커피숍에서 1시간동안 회사에 대해 퀵 브리프를 받은 후
그날 관련 자료들을 넘겨받고
그 다음날부터 홀로 내용 파악하고 고객사에 보낼 리포트 초안을 작성하며 밤 10시에 퇴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만두긴 정말 무책임해보이니
일단 3개월만 버텨보자고 셀프 다짐해 보았습니다.
퇴근길에 아이는
"엄마. 언제와!?"라며 매일 전화했고
전 3개월간 늘 "응 먼저자." 라고 얘길했죠
집에와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보고 있자니
집에 못가시는 친정엄마나, 그러게 내가 복귀하지 말라고 했자나 라고 말하는 남편이나, 가끔 전화드리면 왜 너는 매일 바쁘냐고 너무 심하게 일하는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시부모님이나...그냥 난 원래 내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인데 그 누구도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보단 그저 '걱정어린 시선'으로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부담반 오기반으로 버텨봐야겠다고 매일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복귀 첫날이 지나 카오스갔던 3개월은 그럭저럭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워킹맘복귀
#다시직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