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30대 격동기
직장생활을 하면서 말도 안되는 일을 겪으며, 볼 살을 부르르 떨면서 친구에게 침 튀기게 욕했던 상사를 지나가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역시 망각의 동물. 언제 그랬냐는듯, 시간이 그 시절을 너무 쉽게 이미 용서를 했나봅니다. 저도 모르게.
그래서 그럴까요?
분명히 행복했던 시간보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많았던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일반 사무직이 아니라, 뭔가를 만들어내야하는 직업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딜 가든 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1년내에 고갈되어 스스로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통은 연봉이 능력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deal에는 약하고 주어진 일은 완벽하게 해내야하는 책임감 강한 완벽주의지향형 일개미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문제점을 알기에, 좀 더 지속가능한 사회생활을 하기위해 힘을 빼고 일하면,
"너 지금 회의에서 하는 말 무슨 말인지 알잖아. 그런데 왜 못하겠다고 하는 건데?" 라며
겨우 1%로 오늘 하루도 버티고 있던 남은 에너지 마저도 끌어내서 쓰곤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역시 이 바닥을 떠야해. 업을 잘못 택했어." 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하면서도 쉽게 사표를 던지지는 못하는 그렇고 그런, 너무나도 평범한 대한민국의 직장인이었지요.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에 돌입하면서 직장인에서 엄마로 변신하며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드뎌 나도 김대리처럼 출산 휴가를 써보는구나. 회사가 주는 기혼자 혜택을 누릴 수 있구나"
기쁨도 잠시, 산넘어 산, 물건너 물. 남편은 갑자기 외벌이에 혹이 하나 딸린 느낌이라 그런지 안하던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매일 집에 오면 피곤하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기 바빴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울기만 하고 초보 엄마의 마음을 전혀 몰라주는 것 같았습니다.
주 1회 걸레질로는 택도 없게 쌓여가는 먼지, 출산 후유증으로 손목, 무릎, 어깨가 아픈 와중에 아이 옷, 남편 옷, 내 옷 빨래까지... 매일매일 쌓여가는 집안일에도 숨쉴 틈이 없었습니다.
야근 하고 오는 날은 좀 밥이라도 사 먹고 오지, 애 다 재워놓은 밤 9시에 와서 밥 달라고 하는 남편이 정말 짜증이 나서, 그럴꺼면 사먹고 오라고 한마디 했다가, 자기가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냐며 서운하다고 말하는 모습에, 조리원 동기 친구 남편이 설겆이를 다 한다는 둥, 늦게 들어오면 음식을 사오거나 스스로 해 먹는 다는 둥 하던 이야기들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직장인이었을때도 시키는 일 묵묵히 다 하고
엄마가 되었더니 남편, 아이 뒤치닥꺼리 다 하고
젠장...이번 생은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