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40대 중반. 다시 리셋
100억만 모으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제가 팔로우하던 한 인플루언서가 어느 날 그런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아니었대요.
그 과정에서의 경험들, 그때는 힘들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지금은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요.
저는 100억이 없어서, 그 기분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력 여하에 따라 돈이 따를 수 있고,
어쩌면 정말 100억대 자산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정말 행복해질까요? 지금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인플루언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돈은 분명 삶에 여유를 주고, 사회적 관계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직장에 다니고, 경제활동을 하죠.
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에요. 돈을 좇다가 건강을 잃는 사람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참아가며
자신의 적성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도 봤습니다.
무엇보다 돈을 목표로 삼았을 때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지?'하는 공허함이 찾아올지도 몰라요.
그래서 저는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삶의 방향성과, 나만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 결국 나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지금은 여전히 직장에 묶여 있지만, 마음만큼은 늘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그 마음의 자유로움이 내 몸의 딱딱한 부분들을 말랑하게 풀어주고, 매일을 버티게 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 정말 내가 자유로워져도 되는 날이 왔을 때 (능력, 경제력, 주위의 지지까지 모두 갖춰졌을 때)
그때는, 정말 훨훨 자유롭고 싶은 만큼 나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엄마’라는 족쇄, ‘직장인’이라는 족쇄, ‘아내’라는 족쇄, ‘며느리’라는 족쇄…
이 모든 이름표들을 사회의 기준에 맞춰 감당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족쇄들이 너무 익숙하고 너무 행복해서
어느 날 문득 말랑말랑해져 있고, 나도 모르게 춤추고 있기를.
저는 아직도 매일매일이 리셋입니다.
아니, 어쩌면“오늘 하루를 리셋하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며 시작한 이 연재, 마지막은 『폭군의 셰프』를 열광하며 보는 40대 워킹맘의 일상으로 마무리합니다.
전업주부에서 워킹맘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스스로의 즐거움/돌파구를 찾고자 쓴 이 글에 관심 가져주시고,
좋아요 눌러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연재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돌아올게요.
더 단단해지고, 더 말랑말랑해져서요.
모두의 하루가 ‘리셋’처럼 새롭고, 부드럽고, 자유롭길.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