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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Jan 03. 2025

사과잼으로 즐기는 홈 브런치

소소한 오늘의 밥상


띠리릭~

톡의 알림 소리에 휴대폰었다. 반가운 풍기 선배의 다정한 문자이다.

"사과 보냈어. 잼 맛있게 만들어~"

"어머, 선배. 무얼 또 보냈어요? 지난번 만든 것도 아직 있는데요."

"지난번 보내준 사과잼은 잘 먹었어. 솜씨가 좋더라. 이번에는 나한테 보내지 말고 주변에 선물해!"

"고마워요. 선배, 잘 먹을게요."


딩동~

풍기에서 보낸 사과는 하루 만에 197km를 날아왔다. 대한민국은 로켓배송의 천국이다. 천국에 사는 재미는 로켓 타고 달나라 가는 것보다 슬기롭다.

상자를 열자마자 달콤한 사과향이 코를 습격한다. 선배의 마음만큼이나 진하게 풍겨왔다. 사과를 씻어서 한입 베어 무니 즙이 뚝 떨어진다. '츄르릅---" 입안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씹히는 풍기 사과맛이 달짝지근하게 퍼진다. 신선한 맛이다.

바로 먹을 사과와 주변에 나누어줄 사과, 사과 잼 할 사과를 소분해서 냉장고와 뒷 베란다에 옮겨 놓는다. 베란다문을 열 때면 달달한 사과향이 한동안 묻어났다.


풍기에 사는 선배는 사과즙공장을 운영한다. 사과 선별 과정에서 생채기난 사과가 아까워 고민이라고 했다.

"선배, 저 주세요. 저 잼 만드는 것 좋아해요!"

"아, 그래? 그러면 잼 만들어 볼래?"

"네! 좋아요. 호호호."

그리고 며칠 후 선배는 사과 상지를 보내왔다.

"선배~ 감사해요. 덕분에 사과잼을 만들어 봤는데 정말 맛있어요. 선배에게 보내드리고 싶어요."

"맛있게 만들었어?

"네~저 소질 있는 것 같아요! 호호호. 사과잼 만들어서 팔까 봐요! 호호호, "

"오~그래! 잘할 것 같아! 내가 사과는 보내줄 테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어머~선배! 말씀이라도 너무 감사해요."

"아니야~사과는 얼마든지 보내줄게."

친언니처럼 따르니 친언니보다 더 다정해진 사이가 되었다.


사과잼 만들기

1. 사과 씻기

사과를 베이킹소다에 20분, 소주컵으로 식초 1: 알코올 1을 넣고 20분을 담갔다가 씻어주면 농약 잔여물이 씻겨진다.

2. 사돠 자르기

물기를 닦고 껍질을 벗기고 가로세로 1cm로 자른다. 자르면서 사과향에 취해 바닥으로 튕겨져 날아간 사과 조각은 얼른 입안으로 넣는다. '3초의 기적을 믿으라!'

3. 사과잼 레시피

바닥이 두껍고 큰 냄비를 꺼내고 사과를 넣는다. 불은 중불로 하고 자일리톨 설탕을 종이컵 분량의 반을 넣고 저어준다. 설탕은 사과를 조려주면서 조절해서 넣는다. 사과가 졸여지면 단맛이 강해지기에 한꺼번에 넣으면 실패한다. 사과가 졸여지기 시작하면 설탕을 반컵 더 넣고 소주컵으로 시나몬 1: 레몬즙 1을 넣는다. 시나몬과 레몬은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4. 사과잼 졸이기

그리고 계속 저어준다. 저어주면서 간을 본다. 설탕, 시나몬, 레몬의 양은 사과 브릭스에 비례한다. 30분 정도 졸여준 후 약불로 10분 더 졸여준다.

5. 사과잼 담기

잼은 하룻밤 지나고, 그다음 날에 병에 소분해서 담는다. 유리병은 열탕소독을 해야 하며 4/5까지 채워 넣고 거꾸로 뒤집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2달까지 변함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느릿하게 일어난 주말 홈 브런치로 기분을 마음껏 내본다. 이태원 브런치 카페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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