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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소시지볶음

소소한 오늘의 밥상

by Bling Bling 삐삐

소시지볶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찬을 해놨다고 오라고 하신다.


팔팔하게 반찬을 날라 주시던 엄마는

팔십을 넘으면서 목소리만 팔팔하다.


반가움에 거북이 등껍질같은 손으로

반백이 넘은 딸을 부둥켜안고 볼을 비빈다.


한걸음 한걸음 애써서 걷는 걸음으로

냉장고를 열고 정성들여 만든 반찬을 담는다.

바쁘게 일어서는 딸의 손을 잡고 다시 볼을 비빈다.

차조심 하라며 문 앞에 서서 한참을 손을 흔든다.


집에 와서 반찬을 먹다가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소시지볶음은 도시락으로 좋아했던 반찬이다.


엄마만 바라보던 학생시절의 딸을 그리워하신 걸까

소시지볶음을 먹으며 좋아했던 열여덟의 딸이 그리운 걸까


반백의 딸은 그 시절의 고왔던 엄마 손이 그립다.

팔팔하게 도시락을 싸주시던 엄마가 그리워 전화를 했다.


"엄마, 엄마의 소시지볶음은 정말 세계 최고야"

"그래, 맛있어? 또 해줄게. 아끼지 말고 많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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