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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Nov 07. 2024

엄마딸 1. 소시지볶음

엄마딸

소시지볶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찬을 해놨다고 오라고 하신다.


팔팔하게 반찬을 날라 주시던 엄마는

팔십을 넘으면서 목소리만 팔팔하시다.


반가움에 거북이 등껍질이 된 손으로

반백이 넘은  딸을 부둥켜안고 볼을 비비신다.


한걸음 한걸음 느릿한 걸음으로

냉장고를 열어 등껍질 손으로 반찬을 담는다.

바쁘게 일어서는 딸의 손을 잡고 다시 볼을 비빈다.

차조심 하라며 문 앞에 서서 한참을 손을 흔든다.


집에 와서 반찬을 먹다가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소시지볶음은 도시락으로 좋아했던 반찬이다.


엄마만 바라보던 학생시절의 딸을 그리워하신 걸까

소시지볶음을 먹으며 좋아했던 열여덟의 딸이 그리운 걸까


반백의 딸은 그 시절의 고왔던 엄마 손이 그립다.

팔팔하게 도시락을 싸주시던 엄마를 생각하며 전화다.


"엄마, 엄마의 소시지볶음은 정말 세계 최고야"

"그래, 맛있어? 엄마가 또 해줄게! 많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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