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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성 Jan 31. 2023

20대 구단주 - 구단 운영기 시작

맨유, 레알, 뮌헨, 회기 유나이티드 레츠고

일이 커졌다. 정확히 말하면 일을 키웠다. 그리고 더 키울 예정이다. 유감스럽게도 구단주라는 어그로성 단어를 썼지만, 따지고 보면 조기 축구회 구단주도 구단주는 맞다. 어디가서 명함을 내밀지는 못해서 그렇지. 그런데 우리에게는 다른 축구 팀들과는 살짝 다른 목표가 있다.


장호형과 나(준성)는 대학생이다. 우리는 지금 회기 유나이티드(HOEGI UNITED)라는 작은 아마추어 기반 동네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고, 최종적으로 프로시민구단이 되는 것이 목표다.


꿈은 크게 가지랬다고, 작은 동네 팀 하나 만들었다고 벌써부터 설레발에 망상쟁이가 되어 구석구석 가능성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근데 그거 아는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갖다가 붙여놓다보면 이야, 이거 되겠는데 싶은 순간들이 있다는 것. 즐겁게 축구하고자 얼레벌레 만들었던 팀의 팀원이 30명을 넘기고, 창단 첫 해에 K7 리그에 출전하고, 그 팀을 운영한지 1년을 넘겨서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가보고자 설레서 뛰어다니는 것이 큰 잘못은 아닐테다. 어쨌든 포부의 타당성을 억지로라도 이해받기 위해 이렇게 서론이 길어졌다.


우리 축구팀을 잠시 설명하겠다.


회기 유나이티드는 그 이름처럼 회기 지역 근방의 3 대학, 시립대, 경희대, 외대 학생들을 모아 만든 팀이다. 아쉽게도 과반이 넘는 수가 시립대이지만, 아무튼 명분은 그렇다. 우리의 팀 창단 후 목표는 딱 한 가지였다.

즐겁게 축구하자.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했다. 시립대 운동장을 마음속의 홈그라운드로 삼고 매주 대관했고, 대관을 못했을 때에는 각종 축구 카페를 돌아다니며 초청받을 경기를 찾아다녔다. 명절, 시험기간 등을 빼놓고는 매주 한번씩 반드시 경기했다. 실력에 상관없이 지원자들을 모두 받았고, 인원 투표 후 참가하기로 한 사람들을 최대한 공평하게 쿼터 배분해 경기를 진행했다. K7 리그에 나가 6팀중 6위를 했고, 꼴찌를 했던 역사도 서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련다 쓴 입맛을 다셨던 우리가 이제는 시민구단을 꿈꾼다.


K7 경기시작 전 인사 나누는 모습


뭔가 단계를 훌쩍 뛰어넘은 느낌이다. 안다. 하지만 우선 깃발만 꽂은 것이다. 거기로 가야지, 하고. 뱡향성을 잡아 놓아야 길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프로 리그 입성은 그런 의미이다. 사실 거창한 목표에 비해 단계는 명확하다. K7 - K6 - K5 - K4 - K3 - K2 - K1. 이게 전부다. 물론 아마추어와 세미 프로, 세미 프로와 프로의 격차는 명확하다. 예산도 수준이 다르다. 하지만 단계라는 건 밟아 올라가라고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즐겁게 축구하고자 시작했던 것과 우리가 목표삼은 것의 괴리가 크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생 아마추어들을 데리고 프로축구팀까지 올려보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아마추어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유지하고, 이후부터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변화는 시도할 것이고 유지해야하는 가치는 지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흔한 조기 축구회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주 차별화된, 그리고 절대로 쉽지 않을 목표가 또 한 가지 있다. 그것은 '팬'이다. 그것도 지역밀착형 팬. 아까는 충격을 주기 위해 두리뭉술하게 프로시민구단이라고 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구체적으로 이렇다.


팬 문화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지역밀착형 시민구단

앞으로의 브런치는 회기 유나이티드의 이 여정을 담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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