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만에 다녀왔는데요. 파리를 어떻게 텍사스에서 반나절만에 가? 하고 의아해하실 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저희 집에서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Texas Paris에 다녀왔거든요. 운전면허증이 8월 19일에 만료가 돼서 갱신을 해야 하는데 근처 캐럴톤이나 약 1시간 반경의 모든 도시를 찾아봐도 내년이나 올해 말이나 되어야 스케줄이가능하더라고요. 그런데 Texas Paris를 쳤더니 8월 15일 오전에 자리가 있어서 예약을 했었죠.
제 차가 전기차라서 왕복 3시간으로 다녀오기가 좀 불안해서 남편이 운전을 해서 가기로 해서 교외로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파리로 떠났습니다.
(작년에 윤도현 공연을 보러 1시간 떨어진 촉타우에 갔다가 차를 충전하는걸 깜빡해서 돌아오는길에 차가 멈출뻔 해서 근처 딜러샵에서 충전하느라 남편이 새벽에 데리러 온 전적이 있거든요)
사실 텍사스에 파리라는 조그만 타운이 있다는 건 남편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요. 예전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근처의 도시가 바로 Paris여서 남편이 갔다 왔던 곳이에요. 남편이 자신은 파리를 벌써 4번이나 간다면서 코로나 1차, 2차를 접종해서 2번 갔었고, 아들이 피아노 대회에서 수상을 해서 공연을 하러 프랑스 파리에 간 게 1번, 그리고 제 운전면허 갱신하러 가는 거로 4번째라고 말이죠. 몇 년 전에 제가 파리를 가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가자! 해서 제가 깜짝 놀라 쳐다봤더니 여기서 1시간 반이면 간다고 해서 제가 허탈 반 괘씸 반 남편을 쳐다봤었거든요.
생각보다 도로가 너무 잘 뚫려 있어서 운전길이 즐거웠었는데요. 운전면허 사진을 찍고는 기분이 얼마나 상하던지.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제가 너무 올려다보는 바람에 세상 도도한 사람처럼 나와버렸어요. 초점도 안 맞고 너무 이상한데 사진 다시 찍어달라는 말도 못 하고 울상으로 나와버렸어요. 운전면허증 사진은 왜 늘 이모양일까요? 아주 오래전 조지아주에서 운전면허증을 땄을 때였는데 운전면허증 사진이 정말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제가 분실 신고를 하고 다시 받으러 갔었거든요. 그런데, 웬걸, 예전 사진이 그대로 담긴 면허증을 바로 내주더라고요. 남편이 내가 고개 너무 들지 말라고 얘기해 주려다 말았다길래, 괜히 얄밉더라고요.
파리에 조그만 에펠타워가 있다길래 기념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기분이 상해서 그냥 가려고 하는데 남편이 근처에서 커피나 마시고 가자고 해서 찾은 커피숍이 다운타운에 있는 Paris Coffee였어요. 조그만 에펠 타워가 그려진 Paris Coffee 간판이 너무 예뻐서 사진도 찍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선 카페는 정말 예뻤어요. 왼쪽 벽에 각각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이라고 쓰여 있는 예쁜 꽃그림 액자가 들어서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했어요. 커피를 주문하고 둘러보니 Paris, Texas라고 새겨진 각종 텀블러, 컵들이 있더라고요. 정말 이 아담하고 아늑한 카페에 들어서면 파리의 한적한 동네에 있는 카페에 들어선 같은 착각이 들 것같더라구요.
이곳 Paris, Texas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파리를 너무 좋아해서 저희 집 2층에 있는 Guest room을 파리 테마로 꾸며놓았거든요.
정말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들어선 텍사스의 조그만 타운의 Paris Coffee라는 커피샵이 프랑스 파리의 커피샵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바로 지금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고 있는 것이 되니까요. 이곳 파리에 사는 사람 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우편물을 볼 때마다 주소가 Paris로 되어 있으니까요.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있으면 미니 에펠타워에서 사진이라도 찍고 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