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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ㅊaㅊa Dec 06. 2024

여자들의 그날, PMS(생리전 증후군)에 대하여


그렇다고 매달 저렇게 예민해지는 것은 아니다. 생리통이 심한 날이 있고 통증이 전혀 없는 날이 있듯 PMS증상도 마가지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쩐 일인지 잠잠히 지나가는 날도 있다. 그건 개개인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같은 여자들끼리도 서로서로 신기해한다는 점.


나의 PMS증상으로는 우울감, 과민성, 피로감 기본이고 허리통증, 두통, 복부팽만감  그리고 또 하나! 이가 시리고 잇몸이 욱신거린다는 것이다. 처음엔 PMS증상인지 모르고 치과를 방문했다.



"음... 충치도 없고 아플 이유가 없는데요...?!"


"아니에요 선생님... 어금니 주위로 며칠 전부터 너무 시리고 아픈걸요..."


"그럼 사진 한 번 찍어봅시다"


 

그 결과, 치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때까지도 난 그 불편함이 PMS증상일 거라곤 전혀 생각 못했는데 두세 달을 더 지켜보니 생리를 앞두고 꼭 이가 시리고 잇몸이 욱신욱신거린다는 점...! 바로 PMS증상이었다.

친구에게 이 일화를 얘기하니 굉장히 흥미롭고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나도 참 아직까지 신기하다... 생리 전에 이가 아플 수 있다니...! 며칠 아프다가 생리만 시작하면 멀쩡해진다)


그런 또한 나보다 심한 PMS를 겪는 친구들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때는 고등학생.


생리 전만 되면 허리가 너무 아프다며 한여름에도 핫팩을 몇 개씩 들고 와 쉬는 시간마다 허리찜질을  친구가 있는가 하면 이번에는 PMS 정서적 증상으로 종일 가라앉아 있다가, 평소처럼 장난을 걸어오던 친구에게 확--! 예민함의 끝을 보여줬던 친구도 있었다. (여고를 나왔다 보니 PMS, 생리통으로 불편함을 겪는 여러 친구들을 볼 수 있었던)  


극심한 생리통으로 힘들어 친구를 위해서 쉬는 시간,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붙여 친구에게 나름의 침대(?)를 만들어주도 했다.



여자들은 흔히 생리기간을 '호르몬에 지배당하고 있다'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그 표현이 정확하다.

나는 호르몬을 이겨먹을 생각이 없는데 호르몬은 어떻게든 나를 이겨먹으려고 작정하고 괴롭히니까...!



야즈 중단 후 현재까지 이노시톨을 2년 반동안 복용하며 다낭성을 관리하고 있는 나 역시 여전히 호르몬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고 있다. 호르몬에 질 때는 지더라도 어떻게 하면 잘 싸울 수 있을까... 매달 하는 고민이다.

그래서 이노시톨 복용과 동시에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한 이유

1. 다낭성 관리를 위해

2. PMS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3. 야즈로 인해 증가한 체중을 감소하기 위해



사실 3번의 이유가 가장 컸다. 운동이라면 질색하던 내가 어떻게든 야즈 부작용으로 증가한 5kg를 감량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야즈를 끊고서 이노시톨을 복용하면 살이 쉽게 빠질 거라는 나만의 착각 속에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야즈는 체중증가의 부작용이 있고, 이노시톨은 체중 감량의 효과가 있다 하니

당연히 야즈를 끊고 이노시톨을 먹으면 살이 쭉쭉 빠질 줄 알았다)


게다가 운동과는 담쌓고 살던 내가 운동까지 결심했으니 5kg 그까짓 거! 금방 뺄 수 있지 뭐!

'아자 아자!!!!!'



그러나 2달 만에 찐 살을 빼는 데는 무려 2년이 걸렸으니...


일단 하루에 적어도 만보이상 걷기 + 사이클 30분을 타기 시작했다. 날씨 때문에 부득이하게 걷지 못하는 날은 사이클 최소 50분 or 유튜브로 홈트 30분+사이클 30분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루도 빼먹지 않으려 했다.


생리 전이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 일단 나가서 느린 걸음으로라도 적어도 한 시간은 곤 했다. 그리고

체중감량에 운동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식단! 사실 식단을 전문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식사 외 군것질을 줄이려 굉장히 노력했다.

 

그런데도 체중은 조금의 변화가 없었다.


'아니... 몇 개월을 안 하던 운동까지 하고 군것질도 자제하고 있는데 어떻게 1kg도 안 빠질 수가 있지?!!

이노시톨이 분명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아무 효과가 없잖아...!'

    

정말 무슨 약이든 사람마다 나타나는 효과, 부작용 다 다르다는 것을  한 번 깨달았다.


그래도 운동을 시작하니 체중과는 별개로 활기차고 개운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귓가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렇게 걷고, 달려도 보고 또다시 걷고.

점차 땀으로 젖어가는 옷을 보면 마치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큰 과제를 끝낸 것 마냥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이런 바로 운동의 순기능인 건가 싶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나서야 5kg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야즈로 체중이 증가한 경우, 운동 식단 다 해봐도 살이 도저히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글을 많이 접했다. 물론 애초에 야즈로 인한 체중증가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산부인과를 3개월마다 찾아가 비타민D 주사를 맞아왔고(정상 수치로 만들기 위해), 처음 초음파검사에서 발견됐던 난소에 물혹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있는 상태라 6개월~1년에 한 번씩 추적검사를 하고 있다. 다행히도 이노시톨을 먹으며 생리는 그런대로 잘해왔기에 다시 야즈를 먹는 일은 없게 되었다. 생리만 꾸준히 잘해줘도 다낭성이 당장에 문제 될 것은 없어 생리주리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낭성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수칙

1. 유산소 운동

2. 식단관리 (배달음식,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줄이기)

3. 스트레스받지 않기


사실 내가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건 1번뿐이다. 2번은 약간 애매한... 세모정도?

워낙에 저 음식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생리 전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래도 평상시엔 참으려고 하고, 줄이려 하고 있다. 3번은 정말 지킬 수가 없다. 이노시톨을 먹으며 생리주기가 보다는 어느 정도 맞춰졌지만 여전히 끔씩 늦어질 때가 있고, 아예 건너뛸 때도...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이노시톨 복용 전 생리주기-> 40~50일

이노시톨 복용 후 ->  32~35일 (간혹 늦어거나 건너뛰경우 있음)



"생리 며칠 늦어져도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요...

스트레스 때문에 생리를 더 안 할 수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고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병원을 다니며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스트레스 안 받는 것, 어쩌면 식단관리보다 더 어려운 생활수칙이다!



사실 나는 다낭성을 슬기롭게 잘 관리하고 있지는 못한 편이다. 그래도 이 글 다낭성을 앓고 계신 분들에겐 공감을, 다낭성을 몰랐던 분들에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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