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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국물에 소주 한잔 어때요?

사랑하기 싫어서 미치겠어

by 달달 Jan 09. 2025


술 한잔 해요 - 지아술 한잔 해요 - 지아


3년 전, 온라인 교육 웹사이트 '클래스 101'에서 이 곡의 작사가인 원태연 님의 작사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노래를 좋아하는 만큼 노래를 들을 때 가사에 굉장히 집중하는 편, 난 내가 그렇게 가사에 빠져 노래 듣는다는 걸 전혀 몰랐다.


"넌 뭘 그렇게 가사를 유심히 봐?"

"너는 노래를 그냥 흘려듣는 게 아니고

 되게 열심히 듣는다"


에서 이런 얘길 으면서

', 내가 좀 런가?' 었다는.


이렇게 좋은 노랫말을 어떻게 흘려들을 수가 있지? 그냥 냅다 꽂히는데?!!!!



내가 평소 좋아하는 작사가 중 한 분인 원태연 님은


<왜 그래 - 김현철> 곡의 작사를 시작으로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 샵>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 유미>

<바보에게... 바보가 - 박명수>

<나를 잊지 말아요 - 허각>

<그 여자 - 백지영> 등 수많은 노랫말을 쓰셨다.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이 유명한 시를 쓰신 시인이기도 하다.




평소 좋아하는 작사가분들의 노래를 들으면 참 궁금한 게 많았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거지?

대체 이분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떤 이별을 했으며, 어떤 그리움으로 이 옥같은 가사가 탄생하는 거지? 실제 경험담일까? 니라면 영감은 어디서 받는 걸까? 타고난 감성인 건가? 많은 게 궁금했.


그래서 듣게 된 작사강의.


강의를 들으면서 <술 한잔 해요> 또한 원태연 님의 가사라는 걸 알게 되었다.


2009년, 내가 고등학생 때 발매된 노래.

당시에 도입부부터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술 한잔 해요. 날씨가 쌀쌀하니까'

이처럼 단도직입적인 당돌한(?) 가사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별 후에 여자가 매달리고 있는 절절한 가사라는 거...!


'따끈따끈 국물'

'우리의 사랑을 키웠던 그 집에서 먼저 한잔 했어요'

이처럼 포장마차가 연상되는 가사 또한 신선했다.

(아마 고등학생 때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곡을  무렵 작사가 님은 실제로 포장마차에 꽂혀 자주 가셨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든지

소재와 영감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니!



뮤직비디오도 3분 38초 내내 포장마차 배경이라는.

브런치 글 이미지 2
브런치 글 이미지 3


당시 강의를 들을 때 몇 가지 과제가 있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과제는 바로 '거짓 일기 쓰기'


과제는 이랬다.(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내 상황이 지금 이별을 앞둔 15분 전이라고 가정하고,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일기 써보기.

작사가님은 과제 하나하나 확인하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셨


'벌써 눈물이 흐르는데 이래서 무슨 이별을 하겠어...' 첫 줄을 이런 식으로 써 내려갔던 나의 일기

작사가님 이 그 한 줄에 차고 넘친다는...

칭찬을 남겨주셨다... (감격)



다시 <술 한잔해요> 가사를 보자면

이 부분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곡의 마지막 부분.


브런치 글 이미지 4


안겨, 쓰러져, 결국은 무너진다니....

정말 만있다가 차인 느낌이다.

괜히 나도 따라 무너져야 할 것만 같은(?)

맨 마지막 줄은 또 어떻고...

'사랑하기 싫어서 미치겠어'


강의내용 중 기억나는 또 하나는, 바로 가사의 맨 마지막 한 줄이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 위에 가사들은 마지막 한 줄을 위해 존재한다고 봐도 될 만큼, 마지막 한 줄에 이 곡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확실히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 사랑하기 싫어서 미치겠다는 게 무슨 말이야?!"


당시 함께 곡에 참여했던 한 엔지니어(?) 이 작사가님께 했던 질문이란다.

그에 작사가님의 답변


"너 사랑 안 해봤지?"




강의를 듣고 나서 이 노래를 들으니 확실히 전보다 더 깊이 있게 느껴졌다.

그사이 내가 포장마차 감성을 이해할 만큼 나이를 먹은 것도 있겠지만...


쌀쌀한 날이면 어김없이 이 노래가 생각난다.

그리고 한 번씩 그때의 과제도.

별하기 15분 ... 지금 거짓 일기를 다시 쓴다면 나는 뭐라고 쓸까?


'이렇게 추운 날에 무슨 이별까지 해...?

가뜩이나 추워 죽겠는데! 술이나 하러 가! 

날씨가 쌀쌀하니까'


(나는 사실 술을 전혀 못한다...^^)




https://youtube.com/watch?v=j2t_VmzuZSc&feature=shared


술 한잔 해요
날씨가 쌀쌀하니까
따끈따끈 국물에 소주 한잔 어때요

시간 없다면 내 시간 빌려줄게요
그대 떠나간 후에 내 시간은 넘쳐요
눈치 없는 여자라 생각해도 좋아요
난 그냥 편하게 그대와
한잔하고 싶을 뿐

*괜찮다면 나와요
우리의 사랑이 뜨겁던
우리의 사랑을 키웠던
그 집에서 먼저 한잔 했어요
조금 취했나 봐요
그대가 내 앞에 있는 것 같아
바보처럼 자꾸 눈물이 나요

그대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듯이
따뜻했던 국물도 점점 식어가네요
한잔 더 하고 이제 난 일어날래요
비틀대는 내 모습 보기 싫어질까 봐

오늘따라 그대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난 그냥 편하게 그대와
한잔 하고 싶었죠

*(반복)

술잔 속엔 눈물이
마음속엔 그대가 흘러넘치잖아

그대 가슴에 안겨
그대의 가슴에 쓰러져
그대의 가슴에 무너져
마음 놓고 울어보고 싶어요

늦게라도 와줘요
나 혼자 이렇게 울게 하지 마
우린 항상 같이 있었으니까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하기 싫어서 미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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