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흔들림 그 자체다.
나는 딸만 셋인 딸부잣집 맏딸이다. 내가 자라오면서 부모님이 다른 이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우리 맏딸인데 과묵하고 참 생각이 깊어"친척들에게도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말이 없고 생각이 깊은 살림밑천 맏딸. 이런 수식어가 나 인 채로 살아왔다. 엄격하신 부모님은 날 그렇게 키우고 싶었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때론 타인에 의해서 선입견이 결정되곤 한다.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 내가 그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말이다. 그렇게 나는 과묵해야 했고 속이 깊어야만 했고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부모님의 첫 번째 자식으로 태어났을 뿐인데 동생들과는 다른 무게를 가지고 살아가야만 했다.
나도 부모님의 똑같은 자식 중 한명일뿐인데.. 그때부터 내 삶이 버거웠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학교를 선택할 때도 직장을 선택할 때도 내 의견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정해진 대로 갈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모든 일에 수동적이었다. 그런 내가 붓글씨를 하게 되면서 이것이야말로 온전히 내가 원하는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지금 봐도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실력이지만 이때는 진지했다. 이 글을 보면서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생각나는 사람, 밥은 먹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이처럼 좋은 글귀를 보면 붓으로 옮기고 싶은 그때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환경이 정해놓은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붓은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갈등과 방황이 두려워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나는 붓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낀다. 내 의지로 선택한 나의 길이므로 어떠한 흔들림도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