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계획이 있다 한 대 맞기 전까지는.
너무 일찍 결혼하지는 말아야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꼭 다 하고 결혼할 테다. 이런 생각을 늘 가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기사만 봐도 알 수 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친구들을 만나도 이 이야기는 화제다. '이제 결혼이 필수는 아니지', '능력도 더 키우고 멋있게 혼자 살 거야.'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나는 작년 가을, 1년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결코 적지는 않다. 하지만 요새는 결혼, 출산이 30대 중 후반이어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아리송했다. 나 괜찮을까? 싱글일 때 보다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을 거야!
나는 새벽기상 2년 차였기에 나를 믿었다.
모르는 게 약 이라고.. 나는 그렇게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결혼 두 달 차, 30년 넘게 따로 살았던 우리는 처음으로 다투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행동, 말투 하나하나가 전부 서로의 눈에 거슬렸다. 새벽 기상은 커녕 아직은 이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남편은 항상 화장실을 사용하고 거울장을 훤히 열어둔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 자리에 두는가 하면, 노트북 충전 선은 거실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항상 뱀처럼 축 늘어져 있다. (하..)
또 남편이 말하는 나는 이렇다. 머리카락을 걷는 걸음마다 흘리고 다니는 사람. 머리카락이 온 바닥에 흩어져 있어서 미래에는 골룸과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고 했다.
이 외에 아주 많지만 생략해야겠다. 신혼 초기, 서로의 몰랐던 모습을 나열하라고 하면 아마 3일은 거뜬히 밤새워 이야기할 것이다.
아무튼 결혼 세 달 차, 우리는 점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어느 정도 서로 눈 감아 가며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나는 다시 나의 패턴을 찾아갔다. 새벽에 일어나서 나와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말 쉽지 않았다. 결혼 전 혼자 잠들 때는 옆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옆에 새근새근 자고 있는 남편을 보면 나도 덩달아 더 자고 싶어 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한 달에 반도 새벽기상을 못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방법을 찾았다. 이 방법은 약간의 강제성을 띄기 때문에 효과는 확실하다. 다음 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오늘 얘기하고 싶은 건 이거다.
내가 새벽 기상을 하지 않았다면 결혼을 하고도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을까?
주변에서도 이야기한다. 결혼을 했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면 나와의 시간도 참 잘 보낸다고.
그렇다. 나는 나와의 시간이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 매일 출근 전 새벽 시간을 활용한다. 그 시간에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한다. 요새는 10분 복근운동 루틴도 추가했다.
그렇게 나는 더 단단해졌다. 남편과의 사소한 마찰도 곱씹어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은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는 나를 대단하게 여기기도 한다.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 미래의 불확실성이 자신을 괴롭힌다면 새벽 기상을 하라.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멋진 아내로 보일 것이고 나 또한 자부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무언가 현실을 바꾸고 싶은 사람,
혹은 내 삶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고 싶은 사람은 고요한 새벽에 한번 일어나 보길 추천한다.
새벽 데이트를 통해 발전하는 자신을 직접 느껴보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