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미채볶음
‘초간단 밑반찬’ 진미채볶음에 몇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지 아시나요?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이 반찬에도 열 가지 재료라는 정성과 번거로움이 필요하답니다.
누구나 그렇듯 출근하기 끔찍하게 싫은 날이 있다. 이렇게 마음이 날카로운 날, 누군가 말한다.
"승무원이면 출근이 아니라 여행하러 가는 거잖아요. 부러워요."
나쁜 의도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 의도를 헤아리기엔 내 마음이 너무 뾰족하다.
“요리사에게 매일 맛있는 거 먹어서 부럽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말이네요.”라고 대답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내고 나니, 나 또한 누군가의 순탄해 '보이는' 일상에 함부로 말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내 눈에 쉬워 보이는 일, 내 눈에 걱정하나 없어 보이는 사람, 내 눈에 지루할 만큼 편해 보이는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보지 못하는 사이 누군가는 열 가지 노력을 쏟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바로 이어 스스로 답한다. ‘어쩌면 나만 이렇게 힘든 게 맞나 봐.’ 하지만 금세 내뱉은 생각을 주어 담는다. ‘나만 힘든 것 같아’는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말 같다.
일터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그 외 소속된 모든 사회 공동체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을 덤덤히 견뎌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내가 뭐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하나도 둘도 아닌, 열 가지 노력을 조화롭게 이뤄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며칠 후 데자뷰처럼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다.
"승무원이면 여행 다니면서 돈 버는 거네요. 와, 진짜 꿀이다."
순간 꿍해진 표정을 감추느라 더 활짝 웃으며 답하려는데 옆에 있던 또 다른 누군가 답한다.
"에이, 여행 가는 거랑은 다르죠. 저는 손님으로 타도 힘든데 비행기에서 일하면 진짜 힘들겠다 싶어요."
손가락을 종이에 살짝 베이면 일상 생활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손을 소독하거나, 씻을 땐 얼마나 따끔따끔한지. 마음속 아주 작은 상처인데도, 만질 때마다 따끔거렸나 보다. 그 한마디에 연고에 밴드까지 붙인 것 마냥 고맙다. 평소대로 체력이 좋아 괜찮다고 하려다 조금 더 솔직 하기로 한다.
"막상 그런 말 들으면, 안 힘들다고 일 재밌다고 말하면서도 왜 마음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위로받는 느낌인가 봐요. 사실 비행하고 오면 한 2-3일은 가만히 누워만 있어요. 흐흐흐"
<진미채볶음>
재료: 오징어채 100g, 고추장 1.5 숟갈, 간장 1 숟갈, 올리고당 2 숟갈, 매실액 1 숟갈, 마요네즈 2스푼, 고춧가루 1 숟갈, 다진 마늘 1 숟갈, 참기름 쪼르륵, 참깨 1 숟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진미채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여린 잇몸을 찌르지 않기 위해서지만 생략해도 무방하다. 데친 후 물기를 짜내 마요네즈에 버무려둔다. 양념재료를 모두 섞어 팬에 한 번 끓인다. 부글부글 꿇으면 진미채를 더해 뒤적인다. 양념 충분히 벨 때까지 충분히 볶은 후 불을 끈다. 한 김 식힌 후 반찬통에 담아 둔다.
밑반찬 하나 만들어 뒀을 뿐인데 마음이 든든하다. 바쁠 때 조미김 한 봉지와 함께 챙겨 먹으면 속 든든한 한 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