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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굳이,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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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Oct 22. 2023

그래서 왜 굳이 권하냐면요

누군가에게는 최소 비행기는 타고 이동해야지,

누군가에게는 최소 두 밤은 집 떠나 자야지,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해야지 여행일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정의하는 여행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행과 조금 다른 듯합니다.

저는 일상을 아주 약간이라도 벗어난 모든 건 여행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익숙한 일상에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요.

분명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처럼요.

내게 익숙한 시간, 장소, 사람들을 떠나 약간은 불안하고 스릴 있는 시간, 장소, 사람들과 있을 때, 우리는 엄청난 자극에 노출되는데요.

제가 말하는 이 자극은 '집에 돌아가면 이걸 꼭 시작하겠어!' 라는 비장한 결심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파도 같은 동기부여이기도 합니다만, 이보다는 좀 더 잔잔한 물결일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이 물결이 바로 제가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익숙함에 묻혀 잊고 있었던 것들을 파도처럼 상기시켜 주고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떠올린다거나,

잊고 있던 내 어떠함, 혹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힘든 순간이 왔을 때 붙잡을 가치관을 적립하는 것.

삶을 이루는 날씨, 음식 심지어 냄새 같은 사소하고 작은 요소마다 추억이 생기는 것.

집에 돌아왔을 때, 하고 싶은 일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기대하는 맘이 오래도록 가는 것.

누군가 나에 대해 물었을 때 내 호불호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내 모습이 꽤나 귀엽다고 혹은 사랑스럽다고 여기며 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권태롭다고 느꼈던 익숙함에 감사하게 되는 것.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도 당연한게 아닌 행복이라 말 할 수 있는 것.

내 방, 내 침대에 누워 잠드는 일이 행복임을 깨닫는 것.


그런 자극들.

그 순간에는 알 수 없으나, 조금 지나고 보면 꽤나 강력한 자극들 인 것 같네요.


당장 비행기 티켓을 끊어 어딘가로 떠날 수 없다면,

한 번도 안 가본 동네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커피를 한 잔 시키고 가만히 앉아 있어 보면 어떨까요.

가만히 앉아있는 게 영 어색할 것 같으면 이어폰이나 좋아하는 책을 한 권 챙겨가도 좋겠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가기전, 가장 간단한 요리 하나를 검색해 레시피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마음이 동한다면 마트에들려 두어가지 식재료를 사보는것도 좋겠어요.

요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할만큼 간단한 요리라도 요란법석떨며 도전해보세요.


오늘 당신의 여행을 진심으로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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