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많이 듣는 노래 :
밤 끝없는 밤 (Endless dream, good night) - 악뮤(AKMU)
https://youtu.be/F9VV_Rt_nhQ?si=o79eJFnavgYyBmZU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임신을 경험하고 가장 당황스러운 점이 있다면 '내 마음대로 제어가 안 되는 몸'이 아닐까 싶다.
그중 가장 심각했던 건 무기력증과 쏟아지는 잠이었는데 하루에 16~18시간을 자도 계속해서 꾸벅꾸벅 조는 내 자신이 밉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잠에 들고나니, 하고 싶던 일들과 해야 하는 일들이 죄다 미뤄졌다.
임신 초기와 임신 후기에 단축근무가 가능한 회사가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대체 근무를 어떻게 하는 걸까?
지금도 꾸준히 아이를 품고 일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또 그렇게 못하는 내 자신이 의지박약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100명의 임산부가 있다면 100가지의 증상들이 각자 심각하게 혹은 약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다짐했다. 그러자 문득 다시 떠오른 노래가 하나 생각났다.
예전에 라디오에서 악뮤(그때는 악동뮤지션이라 불렸다)의 '인공잔디'라는 노래를 듣고 가사에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있어 그 노래만 수백 번 넘게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그때부터 악뮤를 꽤 오래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 노래는 악뮤(AKMU)의 <항해>라는 앨범의 수록곡이다.
아마 앨범명은 몰라도 타이틀곡인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라는 노래는 들어봤다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처음 이 노래를 들을땐 그냥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놓고 가끔 나오면 흥얼거리는 정도로만 들었지만,
우연히 이 노래를 다시 듣고 가사를 곱씹어보니 지금의 내 상황과 너무나도 닮은 가사에 마음이 움직여졌다.
말을 듣지 않는 몸과 끊임없이 제자리를 찾고 싶은 마음,
노래의 밝고 잔잔한 분위기와 다른 우울한 가사.
그 대비가 지금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요즘은 자주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게 된다.
요즘 추천하고 싶은 노래 :
다 지나간다 - 김윤아
https://youtu.be/v9ngI6_PuUk?si=Ljs_bs8jkym5iguA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내 자신을 달래주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면 그건 '이 또한 지나가리다' , '다 지나간다'라는 단어였다.
무슨 일이든지 지나가지 않는 일은 없다.
내가 모르는 수천수억 가지의 어떤 인과가 나를 끝내 어떤 결말로 이끌지라도 지나가지 않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곤 했다.
어린 날 늦은 밤에 혼자 남겨져 있어도, 당장 주사를 맞는 게 두려워도, 뇌 수술 직전에도 그 주문을 수십 번 되뇌곤 했다.
나의 '이 또한 지나가리다'라는 마법의 주문과 함께, 내 인생을 지탱해 준 여러 기둥들 가운데 하나가 음악이라면, 그 기둥의 중심엔 '에픽하이'와 '자우림'이 있다.
우울하거나 힘들 때면 나는 항상 그들의 전곡을 쉼 없이 반복 재생하며 가사를 읊조리곤 한다.
회사에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나의 마법주문이 쓸모없게 느껴졌던 시간이 있었다.
'이게 정말 다 지나간다고?' 출근하는 차 안에서 또 퇴근하는 차 안에서 수없이 내 신념이 부서지고 무너졌던 때 나는 자연스럽게 자우림의 노래를 찾아 듣곤 했다.
자우림의 전곡 재생이 끝나고 내 알고리즘은 자연스럽게 '김윤아'의 솔로 앨범을 자동 재생해 주었는데,
낯선 전주에 자연스레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자 '다 지나간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이 조금은 운명같이 느껴졌다.
집 앞에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지 않은 채 경건한 마음으로 음악을 틀고 가사를 보았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고모가 말하는 기도에 '응답받는다'라는 느낌이 마치 이런 것일까?
가사말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에게 건네는 직접적인 위로처럼 느껴졌다.
콘서트에서 느꼈던 벅차오름이 다시 느껴졌다.
마치 김윤아라는 사람이 내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걸어 말해주는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내 마법의 주문이 잘 먹히지 않는 날이면, '조금 더 길어진' 주문을 노래로 읊조린다.
'어두운 밤이면 별빛은 더 깊어진다.
다 지나간다. 다 잊혀진다. 상처는 아물어 언젠가 꽃으로 피어난다.
다 지나간다. 모두 잊혀진다. 시간은 흐른다. 상처는 아물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