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
코펜하겐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났다면, 이제 도시를 벗어나 특별한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만나볼 시간입니다.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단 30분 거리에 위치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은 자연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이곳은 1945년 이후의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4,0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덴마크 모더니스트들의 성지라 불리기도 합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훔레백(Humlebæk)로 향하는 여정은 마치 짧은 소풍과도 같습니다. 창문 밖으로 스치는 푸른 들판과 나무들,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아기자기한 집들을 바라보며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도심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차에서 내린 후, 10분 정도 작은 마을의 조용한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미술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미술관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곳이 그냥 전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 자리한 미술관은 넓게 펼쳐진 정원과 바다를 마주하며,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넓은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빛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전시된 예술 작품들을 자연과 하나로 만들어 줍니다. 이곳에서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자연에 안겨 있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예술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예술이 서로 대화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루이지애나 미술관의 숨겨진 이야기
루이지애나 미술관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곳에 얽힌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입니다. 미술관의 이름 '루이지애나'는 미국 남부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저택의 원래 주인이었던 알렉산더 브룬(Alexander Brun)은 무려 세 번이나 '루이즈'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 저택을 '루이지애나'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미술관의 이름에 담긴 의외의 역사를 알려주며, 방문객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이 미술관은 처음부터 현대 미술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958년에 설립된 이 미술관은 원래 덴마크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적인 현대 미술 작품들을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1960년대와 70년대에 이곳의 디렉터였던 크누드 비센(Knud W. Jensen)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수집한 작품들이 현재의 풍부한 컬렉션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루이지애나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들
예술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 :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이 경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는 곳입니다. 미술관 내부를 거닐다 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됩니다. 마치 미술관 자체가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현대 미술의 성지 :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앤디 워홀(Andy Warhol),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과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현대 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하며, 예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창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의 'Gleaming lights of the souls'는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거울로 둘러싸인 벽과 반짝이는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야외 조각 공원 : 야외로 나가면, 100년 넘은 목련과 너도밤나무로 둘러싸인 알렉산더 콜더의 'Little Janey-Waney'를 비롯하여 약 60여 개의 조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된 조각 작품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공간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조각 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조지 트라카스(George Trakas)의 작품 'Self Passage'는 관람객들이 좁은 통로를 직접 걸으며 작품과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경험을 줍니다. 자연 속에서 공간과 예술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직접 참여의 기회를 주어 감상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역사를 담은 곳 : 현재 자코메티 갤러리와 어리이관의 평화로운 배경을 이루고 있는 레이크 가든(Lake Garden)은 코펜하겐의 역사적인 장소로 원래는 영국의 코펜하겐 폭격 당시 방어용 호수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미술관을 경험하며 자연과 예술, 그리고 역사적 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 : 루이지애나 미술관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코펜하겐 중심부와는 달리, 조금 더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조용한 마을과 해변, 그리고 아름다운 미술관이 어우러진 이곳은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느껴집니다.
루이지애나의 숨은 즐거움
미술관을 둘러본 후에 해안가로 나가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미술관은 외레순(Øresund) 해협을 마주하고 있어, 바닷가를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용한 해안길을 걷다 보면,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는 어느새 잊힙니다. 근처에는 아기자기한 작은 카페들이 있어, 커피 한 잔을 들고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미술관 내 카페도 꽤 훌륭한데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는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루이지애나에서 떠나는 근교의 작은 모험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의 하루는 코펜하겐 여행에 특별한 추억을 더해줍니다. 훔레백에서 기차를 타고 20분 정도 북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헬싱외르(Helsingør)에 위치한 크론보르 성(Kronborg Castle)을 만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배경이 된 이곳은 역사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셰익스피어가 직접 크론보르 성을 방문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는 분명 덴마크 왕실의 화려한 삶과 궁정의 이야기를 듣고 이 성을 그의 작품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성을 '엘시노어'로 부른 것은 이곳에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크론보르 성은 1420년대에 세워졌으며, 이후 덴마크 왕실의 거주지로 사용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왕자 햄릿이 저주받은 엘시노어 성에서 복수와 배신, 고뇌의 이야기를 펼치는 배경이 바로 이곳입니다. 오늘날 크론보르 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그 역사와 문학적 유산을 탐방하러 방문하는 곳입니다. 매년 여름 이곳에서는 셰익스피어 축제가 열려, 고풍스러운 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의 활기찬 도시를 벗어나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으로 향하는 이 여정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감을 찾는 데 완벽한 하루를 만들어 줍니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 숨 쉬는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나마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깊이 있는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볼 수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은 코펜하겐에서의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코펜하겐에 방문한다면 이 작은 모험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 하나의 근교 여행으로는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힐레뢰드(Hillerød)의 프레데릭스보르 성(Frederiksborg Castle)을 추천합니다. 이 성은 덴마크에서 가장 상징적인 르네상스 양식의 성 중 하나로, 세 개의 작은 섬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바로크식 정원과 함께 국립 역사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역사, 예술, 자연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