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태도
사람들은 흔히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화려한 광고, 압도적인 자본, 눈에 띄는 성과 같은 거창한 부분부터 떠올린다. 개인의 경우에도, 좋은 학력, 탄탄한 경력, 넓은 인맥을 쌓는 것이야말로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확실한 길이라고 믿는다. 표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이미지는 의외로 작은 데서 비롯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얼마 전 단골 식당을 찾았다. 예전에는 음식 맛뿐 아니라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세심한 응대 덕분에 자주 가던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음식은 여전히 훌륭했지만, 문제는 서빙을 맡은 직원의 태도였다. 주문을 받을 때 손길은 거칠었고, 간단한 질문에도 짜증 섞인 표정이 스쳤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어지는 무례한 태도에 식탁 위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번졌다. 결국 함께한 사람들까지 불편해졌고, 오랫동안 쌓였던 좋은 인상이 단숨에 무너지고 말았다.
반면 최근 캐나다 뉴스에서는, 많은 항공사들이 각종 수수료를 올리고 무료 서비스는 줄이는 요즘, Air Canada가 이코노미 승객에게 무료 맥주와 와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었다. 기내에서 건네받은 그 한 잔은 대단한 서비스도, 거창한 혜택도 아니었지만, 그 사소한 배려가 승객의 마음을 풀어주고 브랜드의 공기를 바꿔놓았다.
이 두 경험은 기억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작은 순간에 있다는 브랜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큰 이벤트보다 사소한 친절과 태도가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호텔에서 체크인 후 건네받은 웰컴 드링크, 카페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는 서비스처럼 대단치 않은 디테일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사람에 대한 각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오래 기억하는 이유는 업적이나 성취 때문만은 아니라, 그들이 불쑥 건네준 위로, 지켜진 작은 약속, 무심한 듯 다정했던 미소가 마음속에 더 깊이 남아서인 경우가 많다. 작은 친절은 신뢰를 만들고, 작은 무심함은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결국 사람도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서사보다 사소한 태도와 습관 속에서 평가받게 된다.
개인 브랜딩의 경우, 눈에 띄는 학력이나 경력, 넓은 인맥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외적요인들로는 그 사람의 인상이 오래 각인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결국 그가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지를 기억한다. 캐나다에 이민 온 대기업 사장 출신의 B 씨는 화려한 입담과 경력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는 실망스러운 인간성과 오만으로 가득 찬 인성이 부족한 인물로 주위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있다.
나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길은 멀리 있지 않은 듯 하다. 이는 내가 매일 어떤 말투로 대화하고, 어떤 태도로 시간을 채우며, 어떤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맺는지에서 비롯된다. 작은 성실함이 신뢰를 만들고, 작은 배려가 관계를 이어주며, 작은 꾸준함이 나를 증명한다. 즉, 브랜딩의 힘은 거창한 이력보다 반복되는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목소리로 인사하는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지, 대화 속에서 존중을 보여주는지가 인상을 좌우한다. 그리고 시간과 약속을 지키는 태도, 우위에서 상대방의 어려움을 대하는 태도, 꾸준함 등이 결국은 “이 사람은 늘 이런 태도를 가진다”는 신뢰로 이어지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결국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거대한 이력이나 번쩍이는 인맥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순간과 습관이야말로 가장 오래 지속되는 브랜딩의 기본이다. 결국 브랜드란,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겨진 기억의 또 다른 이름이기에 올바른 인간관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작은 무례가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듯, 작은 친절과 공감이 순간을 따뜻하게 만들고 기억에 오래 머무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