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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Jun 03. 2024

주절주절

눈을 떴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괴로움과 피곤함, 그리고 이 모든 건 게으름 때문이라는 채찍을 든 나를 등진 채 다시 잠에 들었다.




버튼 한 번에 10분씩 잠이 연명되었다. 누가 인공호흡기를 단 걸까, 두리번거릴 힘 없이 첫 알람으로부터 1시간이 지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근이 늦으면 퇴근도 늦어야 했기에 책임은 저녁의 내가 지어야 한다. 영양제도 챙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이상하게 잠이 늘었다.


어른들은 나이가 들어 노화가 왔다 하시기에 애써 모른 척 웃었다. 아직 늙고 싶지 않다. '아직'보다는 '언제나'가 어울리려나.




막상 출근하면 활동적이고 밝게 잘 지내는데 늘 그전까지가 힘들다. 어차피 더 자더라도 의미 없다는 걸 알면서 또다시 속아 고개가 넘어간다.


괜한 고민에 휩싸여 중요한 일들을 제쳐놓고 망상에 빠진다. 많은 경력을 채웠지만, 나는 안다. 그만큼 딴짓도 많이 했다는 것을.


오늘도 이불보다 가벼운 정신이 두둥실 떠오른다. 자야 하는데, 후회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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