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6일
미국에 온 지 279일째 되는 날 _ (지금은 불체 중)
길어 봐야 한 두 달 정도 걸릴 줄 알았던 록다운이 끝을 모르고 연기된다.
예상대로 네일가게들은 문을 다 닫았고 그 밖에 에센셜 비즈니스가 아닌 업종들도 전부 문을 닫았다. 이게 무슨 일이람. 안 그래도 사람 만날 일이 없는데 이제는 더 없어졌다.
다만 출근하면 혼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마 전 세계 슈퍼마켓 종사자분들과 의료계 종사자 분들이 나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여기저기서 재택근무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 직종들에서는 어림도 없다.
오로지 야채들이랑 과일들이랑만 눈을 마주치며 지내는 요즘이다. 애정을 갖고 자꾸 들여다보다 보니 어쩜 이런 색채를 한 몸 가득 담고 있는 것일까.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무리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운동은 빠짐없이 하면서 지냈다. 록다운을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해이해지지 않도록 정신을 가다듬고 있다.
나의 손때 묻은 운동기구들을 소개한다.
2019년,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에 미국행을 결정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자다가도 문뜩 이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는다.
아무리 겁이 없는 나였어도 이 글로벌 팬데믹에 이민을 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하지만 모르고 이미 와버렸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참 행운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