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을 위한 루틴
"하루 3시간씩 1년을 투자하면 책이 한 권 생긴다."
말은 언제나 쉽다. 행동이 어려울 뿐이다. 출퇴근 시 왕복 2시간을 운전하고, 집에서는 육아를 한다. 퇴근 후 자유시간은 딱 1시간이다. 참고로 출간 계약 이전에는 하루 30분이었으나, 하늘보다 높으신 아내분의 배려로 출간 계약과 동시에 두 배로 늘어나는 은혜를 입었다. 물론 주말은 예외다. 아이가 잠든 새벽, 불 꺼진 안방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는 호사(?)를 누린다. 하나뿐인 짝꿍은 작가의 배우자답게 내가 쓴 초고를 항상 읽는다. 혹시 모를 추가 인상을 기대하며 "예쁜 아내님, 감사합니다!"를 크게 외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필자는 10여 년 전 강직성 척추염과 동행을 시작한 덕분에 대한민국 하위 1% 체력을 자랑한다. 비타민처럼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브런치를 관리하고 책도 낸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바로 루틴의 힘이다. 2년에 1권씩 꾸준히 출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독하게 산다. 가장 먼저 세 가지를 끊었다. 새벽잠과 음주, TV를 멀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마신 술의 총 양이 와인 1병, 맥주 2캔 정도다. 저녁 식사를 아내 없이 밖에서 한 적은 딱 두 번이고, 가정에서 TV를 시청한 시간은 0분이다. 새벽잠은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직장 생활도 남다르다. 인맥을 글로 쌓는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책으로 남긴 지혜를 습득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가급적 점심을 혼자 먹는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보다 중요한 건 읽고 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아침, 점심, 저녁에 1시간씩을 확보하면 하루 3시간이 생긴다. 이쯤 되면 필자가 무슨 낙으로 사는지 궁금할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맹수 같은 자식과 토끼 같은 마누라에게 쓰는 편지를 책 맨 뒤 에필로그에 담는 재미로 산다. 경험해 보니 모든 걸 희생하며 도전해도 힘든 게 출간이다. TV 원 없이 시청하고, 술 몽땅 마시고, 잠도 실컷 자면서 책을 내겠다는 생각은 욕심이 분명하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2001년 2월, 나는 강남 한복판에서 '경기'라는 교명을 사용하는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수능을 100일 앞두고, 모범생인 친구에게 "너는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해?"라고 물은 적이 있다. 전교 1등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친구는 "나? 집에서는 하루에 3시간씩 공부해"라고 답했다. 예상외의 반응에 거짓이라 생각했다. 눈치를 챈 그가 자세한 하루 일과를 밝혔다. "하교 후 7시까지는 밥을 먹고 플레이스테이션(콘솔 게임기)을 해. 그러고 나서 3시간을 공부해. 10시에 씻고 11시 전에는 꼭 자"라고 말했다. 이후 충격적인 말을 덧붙였다. "이걸 하루도 안 빼놓고 해. 잠을 푹 자고 수업 시간에는 꼭 집중해"라는 그의 말을 듣고는 기겁을 했다. "독한 놈!"이라고 면전에서 외쳤다. 학창 시절 12년을 시계처럼 정확한 삶을 살았던 친구는 목표한 대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살아 보니 느낀다.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신나게 놀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는 어렵다. 필자의 출간 소식을 접한 후 '저 사람은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계속 책을 내내'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당신은 출간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때로는 TV와 넷플릭스가 삼시 세끼 식사보다 중요할 거라 예상한다. 단언컨대 1년을 아주 독하게 투자하면, 남의 이야기였던 출간이 나의 추억이 될 수 있다. 대개는 알면서도 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취미가 돈이 되는 세상을 살아간다."
글로소득을 만드는 부업 작가를 꿈꾼다면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어 보자. 간절함에 노력이 더해지면 원하는 결과는 반드시 나타난다. 출간 이후 얻는 명예는 덤이다. 혹시나 원고 투고 과정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필자의 신작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를 읽어보길 권한다. 먼저 읽은 독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출간을 앞당기는 소중한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2026년 봄, 나의 분신과도 같은 세 번째 책이 서점에 놓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루틴을 지속할 계획이다. 어쩌면 이 글이 종이에 인쇄될 수도 있다. 신간 매대에 당신의 첫 책이 함께 놓이길 원한다면, 지금 당장 금주를 선언하고 TV 리모컨을 내던지길 권한다. 신은 오직 간절한 사람에게만 꿈을 이루는 기쁨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1년 후 출간을 꿈꾼다면, 아래 문장을 기억하고 루틴을 만들어서 즉시 시행하자.
"천 시간을 몰입하면 천운이 바뀐다."
내년 봄, 서점에서 만나자.
# 작가의 말
커버 사진에 등장한 류서아 양은 롤러스케이트를 배우는 중입니다. 넘어지면 다칠까 봐 조마조마하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기 사자는 "아빠 때문에 넘어졌잖아. 잘 잡아야지!" 하고 으르렁 거립니다. 두세 번 넘어지더니 이제는 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냅다 달립니다. 실수가 성장의 원동력임을 8살 딸아이를 보며 배웁니다. 출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그만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과정을 즐기시며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행운의 여신은 시도하는 자에게만 기회를 선물합니다."
'실패'의 다른 이름은 '배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