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the sun?
밴쿠버는 천혜의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그리고 이에 걸맞게 물과 공기도 참 깨끗하고 좋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겨울왕국 캐나다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온이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나름 대도시이지만, 그래도 제가 그동안 살았던 서울이나 캐나다 동부의 토론토에 비하면 조용하고 느리고 삶이 한결 여유롭습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밴쿠버에도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 안에 들만큼 비싼 물가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첫 손에 꼽는 밴쿠버의 단점은 바로 일 년에 160일이 넘게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입니다. 서울이 일 년 평균 110일 정도 비가 내린다고 하니 밴쿠버가 얼마나 축축한 지 아시겠죠?
밴쿠버와 시애틀을 비롯한 북미의 태평양 연안에 사는 사람들은 비에 익숙합니다. 일 년의 절반 이상은 흐리거나 비가 내리니, 이런 날씨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겠죠. 그래서 밴쿠버 사람들은 비가 어지간히 많이 내리지 않으면 우산도 잘 안 씁니다. 다운타운 거리에서 현지인과 관광객을 구별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우산을 썼는지 안 썼는지만 보면 된다는 말이 있기도 합니다. 레인쿠버(Rain-couver)라는 별칭이 괜히 있는 게 아니겠죠.
하. 지. 만. 아무리 밴쿠버임을 감안한다 해도 올봄의 밴쿠버 날씨는 정말 견디기 힘드네요. 올봄은 유난히 더 어둡고, 흐리고, 춥고, 바람 불고, 비 오고, 우울한 날씨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이렇게 일주일만 더 지나면 제 몸에서도 이끼가 피어날 것 같습니다.
하느님 감사하게도 이번 주말에는 기온도 오르고 날씨가 개인 다고 하니 카메라 충전 빵빵하게 해 놓고, 아내와 아이들 데리고 어디 피크닉이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