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지 마세요
봄날엔 부르지 마세요.
꽃놀이 갑니다.
여름에도 곤란해요.
숲 속에서 달리고 있겠죠.
호숫가로 캠핑도 가야 하고요.
죄송해요, 가을에도 안 되겠네요.
가을 단풍은 꽃보다 아름다우니까요.
겨울에는 갈 수 있어요.
그래요, 겨울이 괜찮겠네.
아, 눈 오는 날은 빼고요.
우리 그러지 말고
그냥 이리 와서 같이 뛸래요?
운동화 한 켤레만 챙겨 오세요.
길 안내는 제가 합니다.
눈 감고도 다 알아요.
꽃길로만 안내할게요.
달리다 지치면
골목길 작은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하고 옵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