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교사 취업 관련 문의에 답변드립니다.
Q: … 저도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노바스코샤 교사 자격증을 받았는데, 밴쿠버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선생님이셨군요. 반갑습니다. 제 답변이 너무 길어져서 댓글란에 다 담을 수가 없으니 부득이 이곳에 올립니다. 이민이나 취업 관련한 내용은 저처럼 오래된 사람들이 의외로 최근에 오신 분들보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조심스럽습니다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답변에 앞서 지금 취득하신 자격증이 어떤 종류의 자격증을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그에 따라 저의 답변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Early Childhood Education(ECE), Primary - Junior, Junior - Intermediate, Intermediate - Senior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일단 노바스코샤 자격증을 비씨주 것으로 바꾸는 일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캐나다는 주들 사이에 자유무역 협정(CFTA) 이 있어서 서로 자격증 교환이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답변을 위해 오늘 아침 비씨 주정부 교육청 웹사이트를 찾아보니, 2020년까지만 해도 캐나다 내 다른 주와 외국에서 교육받은 교사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작년 (2022년)에 업데이트된 웹사이트에는 외국에서 교육받은 교사들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없고, 캐나다의 다른 주에서 취득한 자격증 교환에 대한 설명만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경우 노바스코샤 주 자격증이 있으시다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 캐나다에서 교사로 일하신 경력이 없고, 교사 교육을 한국에서 받으신 경우이기 때문에, 한국 자격증에서 노바스코샤로 바꾼 것을 또다시 그냥 비씨주 것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교육청으로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본인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시고 문의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비씨주 교육청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www2.gov.bc.ca/gov/content/education-training/k-12/teach/become-a-teacher
저는 2007년에 교사가 된 이후 6년 동안 노바스코샤 (핼리팩스)와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교사로 일을 하다가, 10년 전인 2013년에 현재 학교에 취업을 하면서 비씨주 (밴쿠버)로 이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취업 후 일 년 안에 온타리오 자격증을 비씨주 자격증으로 바꿔야만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CFTA 협약이 없었어서 저는 온타리오에서 학부도 졸업했고 사범대도 나왔음에도, 비씨주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영어 시험 (TOEFL iBT 또는 IELTS)을 다시 봐야 했고, 사범대에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의 차이로 인해서 ’프로페셔널‘ 자격증에서 ‘베이식’ 자격증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하하. 그러다 몇 년 후 CFTA가 발효되면서 프로페셔널 자격증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ECE 자격증은 별도로 관리합니다. 혹시 ECE 자격증을 가지신 경우라면 이곳을 참조하세요.
이제 취업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ECE의 경우라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수요가 많고 캐나다의 어느 곳을 가시든 상대적으로 취업이 가장 수월한 편입니다.
유치원 이상 초, 중, 고등학교 취업을 원하신다면, 노바스코샤 주의 자격증으로는 비씨주 공립학교 스쿨보드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씨주 자격증이 아니면 지원을 받아주지 않거나, 받아주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씨주 출신 교사들도 줄 서서 많이 대기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공립학교(가톨릭 스쿨보드 포함)를 원하시면 먼저 자격증부터 BC주 것으로 바꿔놓고 취업을 알아보시는 게 현명할 듯합니다.
반면 사립학교들은 교장 마음에만 들면 되니까 다른 주나 외국에서 교육받은 교사들도 종종 채용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니 일단 노바스코샤 자격증으로 취업을 시도해 보시고 취업이 되고 나면 바꾸셔도 됩니다. 저의 경우처럼요. (하지만 이경우도 역시 먼저 비씨주 자격증으로 바꿔 놓으셔야 취업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기 주 사람들을 우선하는 것은 어느 주를 가나 마찬가지이니까요.)
사립학교는 아무래도 공립학교에 비해 수가 적으니 교사 수요도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립학교는 그 수준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최고 명문학교들도 있지만, 반대로 예를 들어 차이나 타운 중식당 건물 2층에 교실 서너 개 만들어 놓고, 주로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학원 같은 곳들도 많습니다. 사립학교들은 그래서 급여나 다른 복지면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선생님이 살고 싶은 주와 도시를 선택하셔서 시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일단 어디가 되었든 일자리가 구해지는 주에서 시작하셔서 경력을 쌓으시길 권합니다. 처음 취업은 어렵지만 일단 캐나다 내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면 나중에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은 한결 수월하거든요. 그러기엔 아무래도 인구 많고, 한국 교민도 많고, 일자리도 많은 온타리오주 광역 토론토 지역이나 비씨주 광역 밴쿠버 지역이 나을 듯합니다.
끝으로 저는 25년 전에 이민을 온 사람이라서 최근의 정보에 밝지 못합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드렸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저 같은 사람보다는 최근에 한국에서 캐나다 취업에 성공해서 이민 오신 분들이나, 인터넷의 해외 취업 정보 사이트나 카페에 문의하시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좋은 결과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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