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암과의 공존시대
끝나지 않은 암과의 전쟁
인류 역사 상 가장 길고 오래된 전쟁을 아시나요? 심지어 그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죠. 우리는 언제나 그 녀석을 만나면 좌절하고, 죽음을 미주 보게 됩니다. 때때로 몸과 마음을 그리고 경제적으로 나 자신과 가족전체를 힘들게 만드는 그 빌어먹을 적은 바로 '암'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의학'이라는 학문에 가장 오래된 기록을 꼽으라면 당연 고대 이집트인들의 의학을 꼽을 수 있습니다. Edwin Simth Papyrus는 이집트의 의학 그리고 수술에 관한 기록이자 교과서로, 기원전 3000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기록에는 파이어 드릴이라는 기구로 종양이나 궤양을 제거했다는 사례, 8건이 기록되어 있죠. 인류는 지난 5000년간 암과의 전쟁을 했고, 지금도 진행형에 있습니다.
과학의 발전은 그동안 악마로서 여겨지고 종교에만 기댈 수밖에 없던 우리들에게 그 형태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19세기 경, 현미경이 발명됨에 따라 세포병리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독일의 병리학자 Rudolf Virchow(1821-1902)에 의해 본격적으로 '암'이라는 병리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인류에게 있어서 이 암은 불치병이자 해결할 수 없는 '죽음'의 병이었습니다. 이를 이겨내고자 하는 인류의 욕망은 우라늄보다 3천 배나 높은 방사성 수치를 가지고 있는 라듐(Radium)을 이용해 방사능에 피폭되어 암이 죽거나 내가 죽는 러시안룰렛게임을 하기도 했죠.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시도를 한 사람이 인슐린을 발견해, 1923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생리학자 John MacLeod였다는 것이죠.
핵폭탄을 만들고, 달에 땅을 딛고 섰던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흘러넘치던 19~20세기, 1971년, 미국의 대통령 Richard Nixon(리처드 닉슨, 1913-1994)에 의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본격적으로 근대의학의 형태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때로는 파괴적인 방법으로 또 합리적은 방법으로 이 절망을 이겨내고자 노력했고, 그 과정이 지금은 어이없는 선택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1995년, 드디어 백혈병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 Glivec(글리벡)을 통해 암에 대한 인간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백혈병 생존율을 14%에서 95%로 극적으로 높여, 당시 기적의 항암제로 불렸던, 이 항암제는 2001년 드디어 국내에 상륙하게 되었죠.
암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인류는 기원전 3000년부터 1995년, 약 4995년 만에 우리 인류는 백혈병을 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암은 질병인과 노화의 결과인가
세포는 생명의 기본단위입니다.
그리고 세포 내에는 핵이 존재합니다.
핵 안에는 23쌍의 염색체가 존재합니다.
암은 유전자의 구조 또는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는 약 60조개의 세포가 있으며, 세포는 하루에 약 100만 개의 달하는 오류를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은 DNA가 오류를 일으키지 않거나, 오류를 수정하는 신체 프로그램의 고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질병입니다.
그렇기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무한하게 증식하는 종양, 즉 암아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인체에서 수많은 오류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우리들도 우리 한 사람이 하루에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데, 지구상에 있는 70억 인구가 하루에 하는 실수의 총합은 얼마나 될지 상상도 하기 힘들죠.
젊고 건강한 우리들에게 있어서, 세포의 오류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혹은 '노화'로 인해 그 기능이 감소하게 되면, 그 오류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다른 한 편에서는 암을 노화에 끝단에 서 있는 우리와 만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존재라고 보는 시작도 존재합니다.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암을 해결한다는 것은 노화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고.
이에 2013년, 구굴에서는 '죽음과 노화'를 이겨내기 위해 15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9,215억을 Calico project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 주목한 생물은 바로 장수생물들이었습니다.
- 알래스카 북극고래는 150-20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바닷가재는 인간에게 잡혀먹기 전에 죽는 걸 본 사람은 없습니다.
(문헌 상으로 바닷가재는 영생도 가능하다고도 합니다.)
-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평균 수명이 30년, 인간 수명으로는 800살까지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에 거의 걸리지 않는 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동물들의 공통점은 '텔로미어(Telomere)'의 활성상태가 인간보다 꾸준히, 그리고 활발하게 유지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염색체의 끝 부위에 존재하는 telomere는 세포가 분열을 거듭할수록 그 길이가 짧아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노화'라고 부르죠. 다시 말해서 이 telomere가 염색체를, 나아가 세포의 수명과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글은 이 텔로미어의 조작을 통해 수명을 500살까지 연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죠.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은 다른 의료는 노화를 늦추겠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리고 암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서는 암을 해결할 수 있는 예방과 그 해결책은 이 노화를 늦추거나 해결하는 것에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출처, Telomeres and telomerase (AFAR, american federation for aging research)
우리 인류에게 있어서 암은 불치병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암을 노화의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보는 시작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바야흐로, 암과의 공존시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면역요법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면역과 암의 연관성에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면역요법에 선구자 중 한 명이자, 그 연구를 통해 2018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혼조다스쿠(本庶佑)는 아래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도 면역요법으로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억제하면서 암과 공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여러분은 암과 얼마나 가까이 있습니까?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던 우리는 지금 암과의 공존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대한암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에 최대 26만 명의 한국인들이 암을 진단받았으며, 200만 명 이상이 암과 투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Jin A Yoon and Bo Young Hong (2022), Cancer Rehabilitation Fact Sheet in Korea., Ann Rehabil Med 2022;46(4):155-162 pISSN: 2234-0645•eISSN:2234-0653. https://doi.org/10.5535/arm.22102.
우리나라의 평균수명과 암 발생률을 고려할 때, 전체인구 중 약 38.9%는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자료도 있습니다. 즉, 10명 중 4명은 암에 걸린다는 이야기죠.
National Cancer Information Center. Cancer statistics [Internet]. Goyang, Korea: National Cancer Informa- tion Center; 2020 [cited 2022 Aug 5].
백혈병 함암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불과 20년 동안 모든 암환자의 발생률과 생존율이 증가했고, 이제는 '생존에서 삶'으로 암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생존이 아닌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위해 최근, 완화의료(Palliative care)' 혹은 '암재활(Cancer rehabilitation)'이라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분야가 다시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과 제도가 자리잡기에는 지금의 흐름이 너무 빠르고, 사회적으로 이를 지지해 줄 기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문인력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암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에 따르면, 유방암과 뇌종양, 척수 종양을 제외한 다른 암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재활치료를 받은 비율은 고작 10%였습니다.
물론, 암환자들에게 있어서는 생존이 우선이고,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수술과 화학 그리고 방사선치료가 제1순위이고, 통증에 관한 기타 합병증 역시 약물개입이 최우선순위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발목이 삐거나 허리 혹은 목, 어깨가 아플 때, 재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왜 암환자분들에게는 재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없는 이 실정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재활이란 '다시 움직이게 하다' 혹은 '다시 삶을 살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전문인력의 도움만을 받는 것이 곧, 재활은 아닙니다. 항암치료 중인 모든 분들이 제2의 삶을 살아갈 기회를, 그리고 그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이해가 필요한 날이 빠르게 오기를 기도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