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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벼리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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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영 Nov 11. 2024

우삭도*



파도가 끌고 온 뭍이었을까


다섯이었다 여섯이 되기도 한 음표 같은,

 


한때, 목이 묶였던 가마우지가 까맣게 앉아있다

습격처럼 보인다

독수리가 솔섬에서 기다리겠지

오늘밤 소나무가 요동치겠다


은밀했던 침식이 모서리에 걸렸던 걸까

거센 물보라가 쏟아진다


가장자리 음표가 방패를 물고

진저리를 친다


아름다운 것 배경에는 격랑의 아픔이 노을처럼 깔려있다


척박한 바다가 끌고 온 인연을 받아들여야 했다

해랑선처럼 떠돌고 싶었겠지


바다가 걷어낸 물결 사이로 벌거벗은 이야기가 쏟아졌다


음표를 두드리면 노래가 되고 새처럼 난다는데 명작이 된 섬은 날개가 없다


공유한 시간이 정박해 있을 뿐


숱한 배들이 몰려들고 상처를 들춰낸다

연리지 같은 팔분음표가 되면 손가락 끝이 붉어진


노랑할매새가 나무 꼭대기에 앉아 부표 같은 외로움을 토해낸다

서서히 포말의 소리가 커진다


발밑에서 흔들리다 무덤의 자세로 잠든 지샌달


솔향기가 발을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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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에서 방패섬과 솔섬을 뜻함

밀물일 땐 두 개로 보이다가 썰물일 땐 하나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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