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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Unexpected event

Part two 용감한 형제

by Ichi H Jan 25. 2024

아이들은 애꿎은 좌석의 테이블을 붙잡고 늘어져 일어날 생각이 없다.


세명의 경찰들이 아이들에게 다가온다. 한 경찰관이 조금은 어눌한 동유럽 악센트 영어로 “ 얘들아,  아빠가 기다리고 있는데, 너희들 양육권을 가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아빠랑 가야 하니까 일어나”


동료와 나는 너무도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다. 황당하고 무례한 경찰관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열이 뻗친다.


“ 저기요. 잠깐만 저랑 나가서. 얘기 좀 하실래요?” 경찰관들은 의아해하며 따라 나온다.


” 죄송하지만, 아이들한테 그런 식으로 무례하고 인정머리 없이 얘기를 하시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 아이들이 지금 아빠라는 사람을 만나기 싫어서 저러고 있는데, 아이들의 이야기와 확인 절차도 없이. 그렇게 막무가내로 가라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희도 절차가 있는데, 지금은 저희들이. 저 아들의. 보호자인데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태도는 정말 불쾌합니다 “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내 입에서 주절이 주절이 건장한 경찰 세명을 꾸지람을 하고 있으니 모두들 입을 벌리고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 저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양육권 문제로 엄마가 시켰을 수도 있어요 ‘


머리에 스팀이 팍팍 나올 지경이다. “ 그거 증명할 수 있어요? 엄마가 설령 아이들에게 시켰더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의견은 무시해도 되는 건가요? 그리고 그냥 아빠랑 가기 싫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아빠가 몹쓸 짓을 했다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면 다들 오늘 집에 가서 두 다리 뻗고 잠이 오나요? 그걸 조사하는 것이 당신들 직업 아닙니까? 일단 엄마에게 전화도 해보고 아이말대로 3년 전 경찰조사도 있다고 하는데 한번 확인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빠라는 사람도 가서 인터뷰를 하시는 게 좋지 않은가요? “


경찰관들은 더 이상 반박을 못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다시 상세한. 질문을 묻고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고 아빠랑 인터뷰를 해보겠다고 한다.


결국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아빠와 돌아가야 했다. 너무도 황당한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은 또다시 버림받는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아이들의 얼굴이 아른거려 눈물이 날 지경이다.


남편은 그런 내 맘을 아는지, CPS Child Protective Services에 신고를 하라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으니, 일단 신고를. 해놓으면 요원이 아이들을 방문하고 확인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새벽같이 일어나 리포트를 쓰고 CPS 요원에게 신고를 했다. 아! 제발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두 형제의 어깨를 안고 ” 꼭 서로 지켜줘야 해? 절대로 떨어지면 안 돼?’ 하는 말뿐이다. 형제는 “오케이 그럴 거예요 ‘라고 다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용감한 아이들이여! 버림을 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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