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한 분들은 좋으시겠어요.

불편하지만 이만 한 걸 감사히 생각 중입니다.

by 김욱곤
다운로드.jpg (이미지출처:치과공포증 환자들을 위한 수면마취치과치료) 오늘도 안약 좀!


나이가 들어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신체의 변화를 제외하고 나 자신이 느끼는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눈이나 시력(視力)에 관련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력이 떨어져 안경이 필요하다든지 쉽게 눈이 피로하고 침침해지는 증상들이 나도 모르게 천천히 찾아옵니다. 저도 언제부터인가 눈이 뻑뻑하고 가렵기도 한 일이 잦아졌습니다. 피곤해서 그러려니, 날씨 때문에 그러려니! 핑계를 댔지만, 교과서에서 접한 안구건조증이 찾아왔습니다. 당연한 기전이겠지만 이것이 바람이 불고 날이 추워 건조한 환경이 되면 은근히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공눈물도 점안하고 안과에서 진료도 받아 봤지만, 꾸준히 관리해 주어야만 하는 병이다 보니 평소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면 신경 못 쓰고 지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사실은 자주 보호받아야 할 부위임에도 이렇게 홀대당하는 일이 아주 허다합니다.



보고 듣는 일은 우리 생활에서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빛을 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눈길을 준다는 건 어찌 보면 인간에게 크나큰 복이고 행운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중요한 정도를 따지자면 제법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입니다. 살면서 무엇을 보고 살 것인가? 무엇을 듣고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내면의 깊이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눈과 귀가 두부(頭部)에 위치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뇌리(腦裏)에 각인(刻印)되고 내 기억에 살아있는 한 다시 복기하며 새롭게 결심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답답함은 얼마나 클까요? 그로 인한 상실감, 좌절감을 견디고 우뚝 선 분들의 내면은 얼마나 깊고 클까요? 보고 들을 수 있는 이들이 늘 겸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 내면의 깊이와 넓이 이상의 면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퇴근 때에 안약을 사러 가는 중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100미터도 안 되는 약국에 도착했습니다. 내가 볼 수 있다는 사실,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보지 않아도 될 것, 듣지 않아도 될 일까지도 굳이 보고 듣는 건 아닌지 그 또한 궁금해졌습니다.


귀 있는 자들은 들으라, 볼지어다 라는 말을 성경에서 볼 때마다 자꾸 반복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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