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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Mar 18. 2024

조롱도 병인양 하여!

습관인 듯합니다.

(이미지출처:dreamstime.com) 어리면 귀엽기라도 하겠지만!


운동을, 특별히 Gym에 다니면서 가끔 듣게 되는 비아냥 중의 하나가 ‘돈도 많다. 그냥 운동 삼아 움직이면 되지, 돈까지 줘가면서 운동할 일은 또 뭐야?’입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짐의 회비가 제법 지출되는 데다가 가격도 서로 경쟁이 되어 천차만별입니다. 그럼에도 운동시설 내에는 운동하려고 모인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며 주변의 관련업종이나 여타 업종도 그 시류나 풍조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한 현상의 다른 의미를 굳이 유추하자면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지간한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할 사람은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비아냥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아내와 같이 다닙니다.)는 내심 화도 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골프연습장과 필드를 자주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마음을 그다지 다치지 않은 까닭은 그들의 눈치를 보며 운동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사 이렇게 마음이 꼬인 사람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사실, 대화 자체를 시도하기가 겁부터 나는 게 사실입니다.    

      

그와 같은 맥락입니다만, 의도적으로 저는 제 주변에 책을 둘러놓곤 합니다. 책은 좋은 자극제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런 모양을 보는 사람들은 으레 껏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책을 좀 읽어야 하는데! 요즘 무슨 책을 읽으세요? 제게 권할 만한 책은 무엇인가요?’라며 관심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간혹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듣는 때가 생깁니다. ‘한가한가 보네? 책 읽을 시간도 있고?’


 

이런 류(類)의 비아냥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저도 그런 경우, 마음을 다스리기에 상당한 시간이 듭니다. 다행인 건 그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요, 넘겨버리면 될 일이다지만 그 구린 냄새는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가만히 보면 이런 비아냥의 이면(裏面)에는 상대에 대한 비호감이나 미움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면 굳이 부정적으로 표현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설령 표현이 거칠어졌다고 하더라도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되돌려 놓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의 본성은 어디에 가까운가? 성선설(性善說)인가, 성악설(性惡說)인가?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은 어릴 적과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이 되는 동안 배움과 주변의 상황, 그리고 내 생각과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높낮이가 다른 파도를 탑니다. 그렇다면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어떻게 창조하셨을까요? 그 답은 “하나님의 모습대로”에 있을 것입니다. 눈, 코, 입, 골격이 하나님의 모습을 닮았다는 게 아니요, 그 영(靈)이 닮았다는 뜻임을 우리는 압니다.          


살면서 똑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의 관점이나 생각이 모두 다릅니다. 본질은 단순한데 그에 대한 해석은 각양각색입니다. 결말이 긍정적이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파란만장합니다. 그렇게 험난한 과정을 거쳐 귀한 결론에 다다르면 보람찬 일이겠지만, 끝(端)이 다른(異) 경우라면 어쩌면 허탈한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나의 경험을 귀한 포장지로 감싸서 젊은이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가? 소위 말하는 꼰대 문화를 선도하지는 않는가? 나를 돌아볼 일입니다. 잘못된 가치관과 관념을 올바르게 고쳐내려는 혜안(慧眼)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또한 노력할 일입니다.
 


이 시대에는 스승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올바름을 가르치는 스승은 간데없고 입시와 시험의 기술을 가르치는 technician으로써의 선생만 남았다고 탄식합니다. 가만히 유추해 보면 내가 학생 때부터 형성된 가치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바뀔지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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