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가감해야 하는가, 과감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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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오름

‘시’라는 것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가장 의문이었다. 본래 내가 생각하던 문학이란 읽는 이들에게 무엇을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얘기밖에 없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얘기를 전부 해본 적이 없다. 해본 적이 없는 게 아니라 하지 못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일단 내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면 가감해야 한다. 그게 무엇이든 덜어내야 한다. 사실이든 가짜이든 간에 전부 얘기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겐 말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그럴 공간은 없었기에 그냥 그렇게 살았다.


브런치스토리에선 나의 신분을 밝힐 필요 없이 내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날것의 내 얘기는 할 수 없었기에, 하고자 했던 시로 내 얘기를 들려주기로 했다.


시가 내 진심이 될 줄 몰랐고, 시가 내 진심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시와 나 스스로에게 진심일 것이라 믿었고, 다짐했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먹은 터였다. 그렇게 나는 시를 쓸 때 마음을 담기로 하였다.


시를 쓰기로 다짐했을 때 쓸 수 있는 갈래는 세 가지 정도라 생각했다. 하나는 자연이었고, 하나는 인생사, 마지막은 순간이었다. 순간이라고 말하면 너무 추상적이긴 하다만, 사회를 말하고 싶었다. 전과 다르게 고작 몇 년 사이에 혐오로 가득 찬 사회를 말하고 싶었다. 다만 나는 눈치를 많이 보는 인간이었을까. 순간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쓰기가 꺼려졌다. 분명 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이가 있을 테고, 난 단 한 명도 그렇게 만들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과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사실 블로그는 별 활동이 없었다. 이웃이라고 해봤자 내 지인들이었고, 역시 내 시를 조회한 사람들 열에 아홉은 지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모르더라도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브런치스토리의 ‘나만의 지인들’을 위한 시를 썼다. 내가 시를 올린 지 10초도 되지 않아 ‘라이크’를 눌러주는 분들은 많았다. 좋았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이만큼이나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어서일 수 있다. 금방 라이크가 모두 다 같은 라이크가 아닌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기로 하였기에 나는 시를 쓸 때마다 항상 브런치스토리를 가장 먼저 찾곤 하였다. 그저 1초라도 내 공간에 머물러주는 것이 좋았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많게는 하루에 두 개씩, 적게는 이틀에 한 개씩 브런치스토리에 내가 쓴 시를 올렸다. 사실 브런치스토리를 위해 억지로 시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크의 수는 평균 10~20개 사이. 라이크를 위해 시를 쓴 것은 아니다마는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2주 정도 시를 써서 브런치스토리에 올렸고 반응은 한결같았다. 댓글이 달리는 것은 기적에 가까웠고 내 시는 나만 반복해서 읽는 수준이었다.

나는 자존감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건지 브런치스토리 활동의 2주간은 나의 자존감을 충족시키기 부족했다. 혼자만 괜찮다고 생각한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고 제자리걸음이라 생각했기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인기를 얻고 싶었다. 메인 배너에 올라가고 싶었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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