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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몇 개를 살펴보았지만 대부분 기간이 지나있었다.
물론 신춘문예에 공모할 생각도 없었지만 거의 모든 신문사의 신춘문예는 이미 12월 말에 모집을 마감한 상태였고, 이미 수상작도 나온 신문사도 있었다.
그다음으로 찾은 것은 출판사에서 여는 공모전이었다. 대부분 <신인문학상>, <OO문학상>과 같은 형식이었고 모집 요강을 살펴보니 모두 내가 신청할 수 있는 공모전이었다.
공모전을 찾기 시작한 때가 6월쯤이었는데, 불운하게도 큰 출판사들의 신인문학상은 모집이 아무리 늦어도 이미 4월에 끝난 것 같았다. ‘콘테스트 코리아’라는 공모전 등을 모아놓은 사이트에 들어가 문학/문예를 클릭하고, 시는 이미 완성된 게 몇 편 있기에 ‘접수 중’을 클릭했다. 나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진 사이트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이트도 있었다.
눈에 바로 들어온 공모전이 있었다. 2주 단위로 신인문학상을 실시하는 작은 문예지였다. 최대한 빨리 결과를 알고 싶었고, 모집 마감은 바로 당일이었다. 또한, 다음 날 6시에 바로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나는 ‘이거다!’ 싶어 바로 내 이름, 학력, 연락처, 간단한 소개와 함께 내가 쓴 시중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5편 뽑아 메일로 보냈다.
시를 선택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브런치에 올리고 후에 삭제하지 않고 남겨둔 시들은 이미 마음에 든다고 생각해서다. 내가 시를 쓰는 것은 내 여자친구만이 유일하게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 조언을 구했다. 나의 시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각은 어떤지, 의견은 또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에게 말을 하고 약 1시간 후, 그녀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뭔가 다가왔다고 하는 시를 5편을 보냈다. 물론 여자친구는 문학 활동에 관심이 전혀 없는 이과 체질이었기에 시의 깊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아마 읽기 쉽고 이해하기 빠른, 문장이 아름다운 시들을 골랐을 거다.
시를 놓고 봤을 때 대중성 역시 빠질 수 없기에, 그녀가 고른 시에 약간의 의문이 있어도 나는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다시 읽어 보아도 바로바로 읽히고 즉각 이해되는 시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깊이가 없었던 것은 맞다.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나는 과외가 있었다. 온 힘을 다해서 학생을 가르치고 나 또한 집중해야 하지만, 집중은 전혀 되지 않고 결과만 오매불망 기다렸다. 내가 무슨 말로, 정신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당선자 발표는 18시. 문예지 내부 사정에 따라 시간 변동이 생길 수 있음.
과외가 끝나고 보니 이미 오후 6시는 넘었고,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개별적으로 당선자들에게 연락을 한다고 했지만, 당선 후기들을 읽어보니 문예지 사이트에서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당선된 줄을 알았다 하는 글들이 꽤 많았다. 나도 모르게 당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일지 모르겠다. 자신감보단 거의 확신에 가까웠다.
맨 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어서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를 가지며 같이 재밌게 얘기를 하면서도 휴대폰의 화면은 문예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은 9시를 지나 10시를 넘어갔고 같은 화면만 반복해서 새로고침을 했다.
다시 친구들과의 수다가 시작됐고 10분간은 공모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잠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켰다.
빨간색 New 표시와 함께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OO회 신인문학상 당선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