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신혼여행법
저는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갈 때에도 수강 시간표 정하듯 스케줄을 미리 정하고 가는 것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 짝꿍 글라라는 사전에 계획하고 시간표대로 착착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세부적인 사항들을 미리 계획하는 편입니다. 혼인 전 신혼여행에 대해 상의할 때에도 글라라는 일주일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일정 속에서 이왕 간 김에 여러 곳을 보고 와야 한다며 빼곡히 일정을 채워나갔습니다. 제가 신혼여행 일정이 너무 빡빡한 것 같다고 얘기했더니 글라라는 “여기까지 가서 이것도 안 보고 그냥 가려고 하는 건 아니겠죠?” 라며 반문했습니다.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저는 신혼여행을 계획하면서 조금 답답함을 느꼈지만 신혼여행은 여자 말대로 해야 앞으로의 혼인 생활이 편할 거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글라라의 계획대로 따르려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