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주의
사소주의(事小主義) - <孟子>
작은 것을 섬기는 것은 어진 자의 행동이다
요즘 사대주의란 말이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대주의란 용어의 원류를 따라가다 보면 색다른 의미로 시작되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孟子였습니다. 제(齊) 나라 왕이 맹자에게 외교의 원칙에 대해 물었을 때, 맹자는 자신 있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힘이 없을 때 힘 있는 자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아는 事大는 지혜로운 자들의 생존방식이다. 반대로 큰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작은 힘을 가진 이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아는 事小야 말로 어진 자들의 행동 방식이다.”
간략히 말하면 내가 힘이 없을 때 잠시 분노를 삭이고 무릎을 꿇으며 훗날을 도모하는 이성적 사고가 事大主義라면, 내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약자를 보듬고 감싸 안아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강자의 여유와 아량을 事小主義라 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자신의 분노를 삭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조직의 운영을 결정하는 전략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인자, 위능이 대사소(惟仁者, 爲能以大事小), 오직 어진 자만이 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을 섬길 수 있다. 유지자, 위능이소사대(惟智者, 爲能以小事大), 오직 지혜로운 자만이 작으면서 큰 것을 섬길 수 있다.
작은 이가 큰 이를 섬기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큰 이가 작은 이를 섬기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그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나아가 마음속의 복종을 이루어내는 것은 고도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철학입니다. 약자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손을 내밀어 그의 몸을 일으켜줄 줄 아는 事小의 전략, 어진 강자의 여유입니다.
작은 자가 큰 자를 섬길 수 있는 事大,
큰 자가 작은 자에게 굽힐 수 있는 事小,
자신의 감정을 제어 못하는 필부(匹夫)의 만용을 버리고 진정한 대장부의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철학입니다.
“강한 자가 먼저 머리를 숙이는 것이 옳습니다.”
슝~
네트 앞에 적당한 높이로 떠오르는 볼...
스매시 마무리로 게임이 종료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에러를 하는 파트너에게 관대한 사람은 솔직히 없을 겁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상황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해서 서로에게 무슨 이익이 되느냐 하는 점이죠.
고수로서 하수인 파트너를 받들라는 말은 아니지만, 게임 중 본의 아닌 에러에 미안해하는 하수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무안함을 덜어 그 마음을 부끄럽지 않게 감싸주는 것이 오히려 게임 운영에 보탬이 되고... 또 그렇게 리드를 하는 것이 진정한 고수의 마음가짐이라 생각됩니다.
코트에서 사소주의...
매사에 부족한 하수일지라도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는 고수를 어찌 흠모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