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연심
풍연심(風憐心) - 장자 <추수 편>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장자 <추수 편>에는 가장 아름다운 동물에 대하여 나옵니다. 세상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전설상의 동물 중에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습니다. 이 전설상의 위대한 동물 기는 발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발이 100개나 있는 지네를 몹시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지네에게는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바로 발이 없는 뱀이었습니다. 뱀은 거추장스러운 발이 없어도 잘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뱀은 자신이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하였고, 바람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 눈을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런데 눈은 보지 않고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하였답니다. 마음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냐고, 마음은 대답하였습니다.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전설상의 동물인 기라고.
세상의 모든 존재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자기가 갖지 못하고 것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夔 憐 蚿, 蚿 憐 蛇, 蛇 憐 風, 風 憐 目, 目 憐 心.
기 연 현, 현 연 사, 사 연 풍, 풍 연 목, 목 연 심.
기는 지네를 부러워하고,
지네는 뱀을 부러워하고,
뱀은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마음을 부러워한다.
세상이 힘든 것은 부러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방의 지위와 부,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늘 자신을 자책하기에 불행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러워하고, 부자는 권력을 부러워하고, 권력자는 가난하지만 건강하고 화목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국 나 자신 안에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는 사람일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결국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야!
정말 가슴에 와닿는 말입니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나입니다.
내가 테니스에 반해버린 건...
30여 년 전 우연히 테니스장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그곳을 지나는데 들리는 볼 소리를 따라 홀리듯 펜스까지 가서 들여다보니 아는 분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넘어오는 상대의 볼을 백핸드 슬라이스로 위에서 아래로 깎듯이 내려치는데 임팩트 후 날아가는 타구가 네트를 타고 넘어 빨랫줄처럼 쭉 뻗어간다.
‘우와~ 정말로 멋지네...’
그 자리에서 넋을 잃고서 바라보다가 집에 온 후에도 잔상이 남아서 그 모습에 반하여 테니스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입문 후 레슨도 받고, 홀로 연습도 하고, 운 좋은 날엔 여성회원 대타로 나서 게임도 하고, 테니스의 묘미에 한껏 빠지면서 그럭저럭 구력도 쌓이다 보니 중급 이하의 분들과의 게임이 자연스러워졌다.
게임을 하면서... 내 수준의 현 위치에서 상, 하수를 가릴 줄 알게 되고 상대와 나의 볼을 치는 스타일의 차이점과 스트로크의 특성도 알게 될 즈음 포물선을 그리며 느릿하게 넘어가는 나의 볼에 비해 상대의 직선타구가
묵직하면서 빠르게 리턴되는 것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스피드하고 파워풀한 볼을 만들어 내지 못할까? 하는 고민과 함께 느린 속도의 스핀볼이 리턴 시 상대 전위에게 포치를 당할 때마다 답답함과 게임 운영 시 한 가지 타법만으로는 한계를 느끼다 보니 플랫으로 타구를 하는 분이 그저 부럽기만 하여 플랫 강타의 해법은 혹? 라켓 때문이지 않을까 하면서 라켓도 참 많이 바꿨는데 문제는 라켓 때문이 아니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구력이 더 쌓이다 보니 나의 스타일은 플랫 성 타구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회전이 많이 걸리는 톱스핀 드라이브 타법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타법이라 해서 속도와 파워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 타법이 그렇다는 얘기다.
스피드하고 파워풀한 볼을 만들기 위해 참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스스로 라켓 바꾸길 수차례,,, 이 줄 저 줄 바꾸면서 새는 돈 줄줄줄,,, 고수의 조언을 받아 그립 파지 문제나 임팩트 후 스윙 스피드를 높여주는 것,
임팩트 후 라켓 면에 30cm 볼을 붙여서 밀어주는 스윙 등등,,, 그러나 고착된 폼을 수정하기란 참으로 힘들었다. 연습 땐 몇 타가 교정이 된 듯하다가 실전에서는 도루묵이 돼버리니...
결론은 내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샷에 연연하기보다는 백이든 포든 내가 잘하는 주특기를 갈고닦아 완벽하게 만드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면도날 슬라이스 샷이나 플랫 성 강타를 내가 잘하려고 해도 안 되는 거처럼 상대도 내가 구사하는 톱스핀 드라이브 타법을 잘못할 수도 있지... 어쩌면 말은 안 해도 서로서로 잘하는 특기를 속으로 부러워할지도 몰라...
다리가 하나인 기(夔)가 지네가 아닌 이상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100개의 다리가 생길 리가 있겠어?
기(夔)는 기답게 아름답고 위대하면 되지.